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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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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들켜버린 인명진 위원장의 속마음

2017-01-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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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부 최용민 기자
존폐 위기에 몰린 새누리당이 거듭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청원 의원의 충돌도 어쩌면 새누리당이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쇄신을 위한 순수한 마음, 그것 하나만은 절대 양보해서는 안 된다. 순수성을 잃어버리는 순간 국민들은 쇄신 자체를 의심할 수 있다. 쇄신을 이끌고 있는 선장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 선장의 순수성을 의심할만한 사건이 터졌다. 인 비대위원장은 1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반성·다짐·화합을 위한 대토론회’ 마지막 발언에서 “비대위원장이 끝난 후 연수원장을 시켜 달라. 21대 공천심사위원장을 하고 싶다”는 등 자신의 향후 거취를 서슴지 않고 요구했다.
 
현장에 있던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단순히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지만, 당 관계자들을 모두 모아놓고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을 단순히 농담으로 치부하기는 힘들다. 인 비대위원장이 은연중에 자신의 속마음을 발언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아, 결국 자리 하나 받기 위해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맡은 건가? 그러면서 쇄신을 외칠 수 있는 명분이 있을까?’ 이런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인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자신의 개혁에 대해 순수성을 강조하며 서청원 의원을 악성종양으로 규정하는 등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정치적 욕심은 전혀 없다. 개혁이 끝나면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그럴수록 인 비대위원장의 개혁 의지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한 것이 사실이다. 그 무기가 바로 순수성이었다.
 
인 비대위원장은 또 토론회 현장에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다"며 이정현 의원과 정갑윤 의원이 제출한 탈당계를 반려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조경태 의원과 김문수 비대위원 등의 반발로 번복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즉각 번복하기는 했지만 이것도 단순히 해프닝이라고 치부하기 힘들다. 인 비대위원장이 아무 논의 없이 탈당계를 반려하겠다고 밝히는 그 순간 스스로를 심판자요, 새누리당의 1인자라고 생각했을 것은 분명하다. 무의식에 남아 있는 이 같은 그의 생각이 두렵다.
 
인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알아야 된다. 자신이 연수원장,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야 새누리당이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독선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그 생각이 바로 새누리당을 망친 요인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늘이 내려준 소임을 다하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성직자의 윤리다.
 
정경부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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