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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스타트업리포트)공항픽업 버스비로 택시처럼 이용하는 '벅시'

모바일에서 간편하게 결제하고 원하는 곳에서 공항오가는 편리한서비스

2017-01-20 08:00

조회수 : 18,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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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벅시는 공항을 오고가는 여행객들을 위한 공유셔틀을 운영한다. 버스처럼 1인 요금만 내고 공항과 숙소, 숙소와 여행지를 오갈 수 있다. 택시처럼 목적지에서 목적지로 갈아탈 필요도 없다. 서비스 전 과정에서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 3개 국어를 지원하고 결제는 모바일에서 사전에 한다. 렌터카를 외국인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1인당 가격도 낮췄다.

벅시는 국내 법에 11인승 승합차는 기사를 포함해 빌릴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외국인이든 국내 여행객이든 여러 명이 함께 공항을 오가는 승합차를 빌리도록 한 공유임대 서비스다. 이처럼 기사와 렌터카를 빌리고 여럿이 나눠 이용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특시 벅시는 이용자의 집앞에서 공항 앞까지 ‘도어투도어’ 방식의 의전서비스를 제공한다.
 
벅시는 지난해 4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고 8개월만에 누적 이용자수가 5만명이 넘어섰다. 서비스 출시 당시 서울 마포구와 강남구, 경기 분당구 등 3개구 등 4개의 지역으로 시작했다. 인기를 끌면서 서울 강남북 14개구와 경기 남부 8개구 등 22개구로 서비스를 넓혀 현재는 서울과 수도권 전 지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지금까진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등 두 공항에 대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상반기 내에 제주공항과 부산 김해공항으로도 서비스 대상 공항을 늘릴 계획이다. 연내에는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공항에서도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벅시의 이태희 대표는 종합일간지 기자 출신이다. 미국 연수를 하며 공유경제를 접했다. 누구보다 최일선에서 공유경제의 밑바탕은 ‘신뢰’라는 점을 관찰했다. 벅시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게 된 점도 믿음에서 출발했다. 오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1명이어도 간다. 의정부와 분당에서 각각 1명이 신청을 해도 2대가 각각 간다. 약속을 지키는 서비스가 벅시의 최우선 원칙이다. 이 대표를 만나 서비스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태희 벅시 대표. 사진/벅시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종합일간지에서 기자 생활을 해오다가 정확히 20년되던 해인 지난 2015년 10월에 퇴사를 하고 그 달에 바로 벅시를 창업했습니다. 당시에 회사에서 정치부장을 맡아달라 제안을 받았지만 오래전부터 창업에 대한 꿈이 있었고 그때 편집국장에게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말을 전하며 사표를 냈습니다. 이 후 바로 창업 준비에 몰입하면서 벅시가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20대 때는 드러나지 않았던 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는 기자라는 직업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 업과 달리 이전에 없었던 것,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은 욕망이 커졌습니다. 세상이 알지 못하던 것을 찾아내 널리 알리는 것이 기자라면,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 널리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이 모르던 것을 알려 세상을 바꾸는 일도 보람이 컸지만,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세상을 바꾸는 일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정보통신(IT)출입 기자를 했었고 그 해 미국 조지아공과대학(조지악텍)에 연수를 갔었습니다. 공대를 선택했던 이유는 새로운 기술과 사회의 발전을 만들어 내고 있는 주역들과 있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같이 있었던 주임교수는 앞으로 새로운 경제주체가 공유경제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고, 공유경제를 활용한 에어비엔비와 우버 등이 뜨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 때 공유경제가 다수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경제가 될 것이고 스마트폰 환경과 엮이면 하나의 새로운 흐름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로운 혁신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국내에 들어와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알아보고 있었죠. 국내에서도 우버와 비슷한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하면 되겠다 싶어 벅시를 생각해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회사에서 정치부로 발령이 나서 BBK사건, 최순실 등을 쫓으며 다시 기자 생활을 해오다 내 길을 가는 게 맞겠다 싶어 창업 준비를 했습니다.
 
‘벅시’는 어떤 서비스인지

벅시는 처음에 버스같은 택시면서 택시 같은 버스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버스처럼 일인당 요금으로 택시처럼 자기가 원하는 출발지에서 원하는 도착지에 내리는 두 이동수단의 장점을 살리려 했죠. 우리나라에서 우버의 운영이 제한되는 것을 보면서 법적규제가 없는 것이 중요하다 판단했고 조사를 해보니 11인 이내 승합차는 기사를 포함해 렌트를 할 수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를 참고해 ‘기사가 몰아주는 렌터카’를 사업모델로 잡았죠. 법률 조사를 통해 자동차 사업은 차 한대는 여러 명이 함께 빌릴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얻었고 벅시 사업모델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어디에서 어디로 움직이는 게 좋을까 생각해보니 공항에서 왔다 갔다하는 이동 과정이 다소 불편하고 특히 경기도와 서울 강남권 거주자들이 더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강남과 서초, 분당 , 수지 등 4곳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앱을 통해 예약과 결제를 가능하게 하고 비슷한 시간대에 인접한 지역이라면 11인승 승합차를 같이 타서 공항으로 갈 수 있게 한 서비스입니다. 서비스를 시작하고 수지와 분당 부모 커뮤니티에서 호응이 있었고 여기서 사업성이 있겠구나란 판단으로 서울과 수도권 전지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늘리게 됐습니다. 서울에는 148개구, 경기도 8개구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벅시 앱. 사진/벅시
 
창업 초기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일 힘들었던 것은 수익성 문제였습니다. 비용 최적화가 피말리는 과정이었죠. 그 과정에서 제휴사들이 몇 번 바뀌었습니다. 저희는 렌터카 사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공항 왕복 서비스를 중계해주는 개념인데요. 그래서 제휴사와의 계약을 통해 비용 최적화가 중요합니다. 초기에는 제휴사와의 거래에서 비용을 조절하려고 해도 거부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적절한 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여러 거래처를 거쳐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 만난 제휴사인 SKR, 롯데렌터카 등 하고는 비용최적화를 이뤄 사업지속성이 확인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오는데 피를 말렸던 힘든 순간도 많았죠. 또 다른 점은 우리 서비스가 새벽 4시부터 시작되는데 새벽에 운전기사가 늦잠을 자거나 예정된 시간에 늦는다던지 회사로 직접 전화가 오기 때문에 제가 모든 부분을 응대하는데 있어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문의 전화는 새벽 2~3시에도 오고, 배차가 늦어지면 중간에서 조율도 하는 등 새벽에도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했죠. 그래서 최근에는 차라리 새벽 4시에 일어나며 생활패턴을 바꾸게 됐습니다.
 
현재까지 성과를 소개한다면

벅시 서비스의 누적 이용자수는 5만명입니다. 지난해 4월 4곳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은 서울과 경기 전 지역에서 운행을 하고 있고요. 오전 3시부터 저녁 12시까지 운영합니다. 현재는 분당과 수지, 기흥 등 경기 남부와 강남, 마포 등 지역에서 이용비율이 높습니다. 공항 리무진과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새벽과 밤 시간대 서비스 운영을 하면서 다른 교통수단이 취약한 시간대를 우리 서비스가 보완해 주고 있습니다. 올해 이용자수는 지난해에 10배정도로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서비스의 목표는

인천공항의 경우 지난해 이용자수만 5000만명되는데 이 중 자가용을 타는 비율이 24%, 리무진을 이용하는 비율이 44%이고 그 다음이 공항철도, 택시 등을 이용합니다. 우리는 자가용 이용자를 대체하는 서비스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제 2여객터미널이 생기는 올해 말에는 연간 6000만명의 이용객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비행도 24시간 운영됩니다. 벅시는 그 때에 맞춰 24시간 서비스로 늘려가며 대중교통으론 제한적인 이용을 대체하고자 합니다.
 
벅시 승객(위)과 벅시 드라이버. 사진/벅시
 
외국인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외국인 대상으로는 영어와 중국어, 일어 등 3개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용객 중 10~15% 가량이 외국인 이용자이고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페이스북 등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서 벅시를 알리고 있고 에어비엔비와 같은 숙박 업체, 상위 5개 여행사 등과 제휴하며 벅시를 여행객들에게 노출하고 있습니다.
 
지역거점을 수도권 밖으로도 늘릴 계획인지

올 상반기 중으로 제주공항과 부산 김해공항 렌터카 운행으로 서비스를 늘려갈 계획입니다. 또 연내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권 공항으로 지역을 늘려 국내에서 해외로 가는 관광객과 해외에서 국내로 오는 관광객을 수용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려 합니다.
 
준비되고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있는지

공항을 오가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다보니 이용자들 중에 시간 단위로 빌릴 수 없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기업이나 단체에서 그런 요구들이 있는 편입니다. 택시와 버스로는 애매한 4명에서 12명 이내의 규모로 골프, 쇼핑, 등교, 소풍 등의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적용해 궁극적으로는 기사가 몰아주는 모든 이동서비스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또 전날 예약제로 하던 제도를 실시간 예약으로 바로 탑승하고 30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높이는 것도 목표입니다. 기존의 대중교통의 보완재 역할을 함으로서 소비자편익 증진시키고자 합니다.
 
회사의 최종 비전은

버스와 택시는 기사를 포함해 기사가 운전해주는 모든 수단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벅시도 기사가 운전해주는 모든 이동 수단을 중개해주는 허브가 되고 싶습니다. 
 
벅시 임직원들이 벅시 승합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벅시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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