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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5년새 '반토막' 삼성그룹주펀드 환매 몸살

일부 차익실현 탓…공룡펀드 '옛말'

2017-01-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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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오너리스크에도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삼성전자 주식 편입 비중이 높은 삼성그룹주펀드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양호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주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개 전체 삼성그룹주펀드에서는 총 158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최근 한 달 사이 평균 2.77% 성과가 나며 같은 기간 전체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2.64%)을 소폭 웃돈다.
 
시장은 지금의 삼성전자가 오너리스크에 흔들릴 정도로 약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너리스크라는 악재보다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라는 호재에 더 중심이 실린다는 평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경제구조와 주식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지면 오너리스크는 줄어들게 된다"며 "오너 경영이 시스템에 의해 서포트되면서 오너가 자리를 비워도 시스템은 계속 작동되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악재 이후 경영 투명성 강화가 호실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더 주목한다는 진단이다. 
 
삼성그룹주 전반의 주가 재평가 기대감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단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고 배당확대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지주사 개편에 따른 경영승계 마무리로 경영권 안정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은 향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주펀드는 울상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로 선방했지만 일부 차익실현 영향과 더불어 투자자금이 계속 이탈, 설정액이 쪼그라들고 있어서다.  
 
삼성그룹주펀드 가운데 설정액(9951억원)이 가장 큰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2(주식)(모)' 펀드에서는 최근 1년간 358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설정액 7902억원 규모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모)'도 1877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밖에 대부분의 펀드가 설정액이 급감하면서 전체 삼성그룹주펀드에서는 한 해 8691억원의 자금이탈을 기록했다. 현재 총 설정액 3조2742억원으로 5년 사이 3조4724억원이 이탈, 절반 넘게 줄었다.
 
지난해 저점 대비 60% 넘게 오른 삼성전자 주가와 비교하면 지난 1년간 삼성그룹주펀드 성과는 3.70%에 불과하다. 
 
이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삼성계열사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는데 기인한다. 삼성전자 편입비중이 제한된 탓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고공행진해도 다른 종목이 하락하면 그룹주펀드 수익률은 빠질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나머지 그룹주인 삼성물산(000830)삼성화재(000810), 삼성전기(009150), 삼성에스디에스(018260)는 모두 지난해 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하락폭을 키웠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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