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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노스모킹Area

10일째

2017-01-19 16:49

조회수 :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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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최고기록 9일을 넘기고 이제 산뜻하게 두자리인 10일째 금연을 기록중이다. 
 
37년을 살면서 20세부터 담배를 핀 이후 이렇게 오랜 시간을 금연한 것은 처음이다. 
 
태초에 조물주가 뿌린 순수한 산소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다. 비흡연자가 느끼는 담배의 독한 냄새를 가끔 맡는다. 저 독가스를 그동안 들이마시고 내쉬고 들이마시고 내쉬고 하느라 정말 내몸에 못된 짓을 한 것만 같아 미안하다. 
 
담배는 술과 궁합이 잘 맞다. 그리고 매운음식, 칼칼한 음식 특히나 한국음식하고 궁합이 잘 맞는 듯하다. 항상 흡연자에겐 술이, 술자리엔 담배가, 김치찌개에는 역시 소주한잔과 담배가 따라 붙는다.
 
군대에 들어가면 훈련병 2~3개월 기간동안은 금연이다. 가끔 옆 훈련병의 잘못을 일러바치면 교육중대장이 담배도 주고 커피도 주고 그러긴 하지만 대부분 못핀다. 
 
훈련소에서 멀어져가는 부모님을 멍하니 바라보며 마지막 5분 안에 3대를 피워댄 기억이 뚜렷하다. 
 
죽을지도 모르는..별의 별 꼴을 다 당할 것만 같은 무시무시한 군대는 모르시는채 환한 웃음으로 손을 흔드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피운 담배는 독함을 느낄새도 없었다. 
 
담배는 총알과 비슷하게 생겼다. 손가락으로 탁 쳐서 떨어낸 대가리는 총알, 꽁초는 탄피다. 사이즈도 비슷하다. 군대에서는 쉬는 시간에 '담배일발 장전'을 외친다. 꿀맛같다. 기름때 묻은 손과 얼굴로 연병장에서 줄지어 앉아 피는 담배는 꿀 그 자체다. 혹한기 혹서기 때는 담배가 없으면 탈영도 할 태세다.
 
새벽 2시, 3시, 4시..한치앞도 안보이는 산속 근무지에서 뻐꾸기 소리를 들으며 전역일을 세다 피는 담배는 희열이다. 
 
특히 눈이 가득 내린날 근무지에서 희연 연기와 입김이 동시에 뿜어져 나오는 공룡불꽃같은 담배는 낭만이다.
 
훈련병때 주워핀 담배, 군 철조망 옆에 사는 농부 아저씨한테 얻어핀 담배는 산삼을 주운 것만 같은 기쁨을 느낀다.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된다. 과거 전쟁에서 세상과 작별을 하려는 군인에게는 마지막으로 담배를 입에 물려준다.
 
사랑하는 사람은 그 자리에 없어도 담배는 항상 그 불쌍한 영혼을 달래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시계만 쳐다보는 것이 주된 일과인 군인들에게 담배란..
 
콜렉트콜만 걸면 받지 않는 그녀를 잊기에 참 적당히 나쁜 친구가 아닐까 싶다. 철조망을 넘어갈 수도 없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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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연기는 무슨 색일까?
 
우리는 보통 담배연기가 하얀색이라고 알고 있다. 노랫가사에도 '뿌연 담배 연기~'라고 하듯 담배는 하얘보인다.
 
담배의 정확한 색깔은 무엇일까? 엄연히 담배의 색은 '子색'이다. 자색이라고 하면 자주색, 자두색이 떠오르겠지만 아들'자'가 쥐도 의미한다.
 
쥐색이 자주색인지 자두색인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히 말하면 쥐의 색깔로 보면 된다. 옛 문헌이나 책을 보면 '자색연기를 뿜어내는 담배'라는 표현이 유독 많다. 
 
담배가 들어온게 조선시대나 그 이전일텐데 그땐 화학기호나 화학물이 탈때 내는 색깔을 알 수도 없었을텐데.
 
어찌됐건 해가 밝은 날 담배에서 나오는 연기를 가만히 잘 보면 하얗지는 않다. 약간 쥐등에서나 볼 수 있는 자색을 띈다. 
 
그게 담배의 독이 탈때 나오는 연기인데 니코틴인지 타르인지 잘 모르겠다. 독성물질이 수천개가 있다고 하니 시간이 되는 분은 KT&G에 한번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상식적으로 모든 연기는 흰색이 없다. 흰색으로 보일 뿐이다. 흰색이면 수증기일텐데 담배가 백해무익하다고 하니 흰색이 아님은 당연할 터.
 
고등학교때 배운 나트륨은 노란색, 칼륨은 청록색외에 다른 화학물은 연소될때 어떤 색깔을 띄는지 수능에 안나와서 잘 모르겠다.
 
어찌됐던 우리가 아는 평범한 색은 아닌만큼 예사롭지 않은 놈이 타들어가고 있는 것같다.
 
어쩌면 담배는 쥐의 습성을 닮았을지도. 아무도 모르게 야금야금 당신의 삶을 파먹고 있을..그러니까 끊어. 롸잇나우.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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