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조승희

달라진 PX 위상…롯데·한화, '주롱아로마틱' 올해 첫 M&A 사냥

인수자금 마련 여력 충분…시황 호조로 국내외 경쟁 치열

2017-01-22 15:22

조회수 : 3,225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지난해 실적 호조로 현금을 가득 채운 석유화학 업계가 새해부터 인수·합병(M&A)에 시동을 걸고 있다. SK그룹이 추진했다가 수익성 악화로 중도 포기한 싱가포르의 '주롱아로마틱 콤플렉스(JAC)'가 유화업계들의 타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JAC 인수전에는 국내 기업 중에는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이 참여하고 있다. JAC는 싱가포르 주롱섬에 만든 대규모 화학단지로, 파라자일렌(PX) 80만톤을 비롯해 벤젠, 혼합나프타,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생산한다. 투자비로 총 24억달러가 투입돼 지난 2014년 첫 가동을 시작했지만 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PX 수익성이 악화되며 4개월 만에 가동을 중단, 이후로 저조한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당시 JAC는 기존 PX 설비와 달리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만 투입이 가능해 원료를 탄력적으로 투입할 수 없는 것도 약점이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SK종합화학(5%)·SK건설(22.5%)·SK가스(2.5%) 등 총 30% 지분으로 최대주주로 참여한 SK도 결국 손을 뗐다.  
 
2년여가 지난 지금 상황은 달라졌다. 국제유가가 안정화되면서 PX가 오히려 '효자'로 변신한 데다, 카타르 독점이었던 콘덴세이트를 이란에서도 들여오면서 원가경쟁력도 높아졌다. 1월 2째주 기준 PX 가격은 톤당 874달러, PX 마진은 35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426달러에서 하락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화학섬유 관련 제품 수요가 늘면서 PX 시장도 당분간 호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공시를 통해 "지난 6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10일 1차 논비딩 예비입찰을 통과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인수해 성공시켰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수르길 가스화학 사업도 진행하는 등 활발한 해외 M&A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역시 예비입찰을 통과했다. 대표적 공급과잉 품목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한화종합화학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JAC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페트병 등을 만드는 PTA의 원료가 바로 PX다. 한화종합화학은 50% 지분을 보유한 한화토탈 덕분에 자금력이 상당한 상황이다. 
 
싱가포르 주롱섬 서부매립지에 건설된 '주롱 아로마틱 콤플렉스(JAC)' 조감도. 사진/SK건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 조승희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