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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최순실·최경희 동시 영장…정유라 송환 전 수사 마무리(종합)

정씨 국내 송환여부 이번주 결정…장기전 가능성 커

2017-01-2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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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2일 딸 정유라씨의 이대 학사비리와 관련해 최순실씨에 대한 체포영장과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일괄 청구하면서 이대 학사비리 사건 수사가 마무리 국면으로 빠르게 치닫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최씨를 딸 정유라씨의 입시 및 학사업무와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최 전 총장에 대해서도 업무방해 및 위증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에 따르면, 최씨는 정씨가 자격이 안 되는데도 이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최 전 총장에게 청탁을 넣고 최 전 총장은 이를 김경숙 전 체대학장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학장은 이 같은 지시를 받고 당시 입학처장이던 남궁곤 교수에게 일부 입시 면접 교수들에게 정씨가 입학할 수 있도록 회유 내지는 압력을 넣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김 전 학장을 지난 18일 업무방해 및 국정조사 위증 등의 혐의로 지난 18일 구속했다 남궁 전 처장 역시 지난 11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다.
 
특검팀은 또 정씨가 입학한 뒤 성적을 조작해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도록 한 이인성 이대 교수를 전날 구속했다. 이 교수는 정씨가 지난해 수강한 의류산업학과 수업 3과목에 대해 학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란 수업의 담당 교수로서 정씨가 기말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자 본인이 직접 액세서리 사진,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정씨가 제출한 것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특검은 최 전 총장이 이 교수에게 정씨의 학점을 관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최씨의 경우 삼성 등 재벌기업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자금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청탁을 넣어 민원을 해결하는 등 뇌물혐의와 관련해 특검으로부터 7차례 출석을 통보받았으나 이 가운데 6번을 건강상의 이유나 재판준비 때문에 출석이 불가하다며 거부했다. 특히 전날에는 특검의 강압수사로 조사를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팩스를 통해 제출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최씨를 뇌물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하는 방안을 검토해왔으나 최 전 총장을 지난 19일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이 교수를 구속 수사하면서 최씨가 정씨의 이대 특혜 입학과 학사비리에 직접 관여한 증거를 확보한 뒤 입시와 학사관리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최씨의 뇌물수수혐의와 관련해 보강조사를 거쳐 추후 별도로 체포영장 또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정씨의 입시 비리로 현재까지 구속된 사람은 김 전 학장 등 총 4명이며, 최 전 총장까지 구속되면 5명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체포영장이 청구된 최씨까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구속자는 총 6명이 된다.
 
특검팀이 최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최 전 총장의 구속영장과 거의 동시에 청구한 것은 정씨의 국내송환이 늦어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씨는 현재 덴마크 올보르 구치소에 구금 중이며 덴마크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씨의 국내 송환 여부는 구금 만료기간인 오는 30일 전에 결정될 전망이지만 정씨는 얀 슈나이더 변호사 외에 검찰 출신의 블링켄베르 변호사를 선임해 강제송환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정씨의 국내 송환 시기는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1차 수사기간이 한달여 남은 특검으로서는 더 이상 수사 마무리를 미뤄둘 수 없는 입장이다.
 
앞서 특검 관계자는 정씨의 국내송환 여부가 이대 학사비리를 포함한 최씨 모녀의 학사농단을 수사 또는 기소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씨 역시 지난 2일 덴마크 현지에서 체포된 뒤 기자들에게 "(입시비리와 관련된 모든 것을)엄마가 다 했다"고 진술했다.
 
 
국정농단 핵심인사 최순실(왼쪽)과 입시비리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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