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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LG 제미글로, 토종신약 첫 500억원 돌파

2017-01-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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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연 처방액 500억원을 돌파한 토종신약이 탄생했다. 토종신약 중에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토종신약이 글로벌 신약과 경쟁해서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23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LG화학(051910)(구 LG생명과학)의 당뇨신약 '제미글로'는 지난해 처방액 557억원(복합제 포함)으로 전년(276억원)비 102% 성장했다. 토종신약 19호인 제미글로는 LG화학이 9년 간 470억원을 투자해 2012년 국내 발매한 당뇨치료제다. 지난해 1월 대웅제약과 공동판매 제휴를 체결한 이후 처방액이 크게 늘었다.   
 
보령제약의 고혈압신약 '카나브'도 대형약물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카나브의 처방액은 404억원으로 전년(354억원)비 14% 성장했다. 카나브에 다른 치료제를 결합한 복합제들이 추가 발매돼 올해에는 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나브는 보령제약이 12년 간 500억원을 투자해 2011년 발매한 제15호 토종신약이다. 
 
제미글로와 카나브에 이어 일양약품(007570) 항궤양제 '놀텍'이 183억원, 종근당(185750) 당뇨치료제 '듀비에'가 165억원(복합제 포함)으로 대형약물로 여겨지는 100억원을 넘어섰다. 토종 발기부전치료제인 동아에스티(170900) '자이데나'와 SK케미칼(006120) '엠빅스'도 지난해 100억원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7개 토종신약 중 6개 제품이 지난해 100억원 이상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토종신약이 처방액 500억원을 넘어선 것은 1999년 토종신약 1호가 승인된 이후 17년만이다. 현재 전문의약품은 2만5960개가 허가를 받았다. 이중 연 500억원대 이상 처방액을 올리는 전문의약품은 20여개에 불과하다.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토종신약은 27개가 발매됐다. 과거 토종신약은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실제, 상당수의 토종신약은 연 실적이 20억원 미만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제미글로와 카나브의 성공으로 국내 제약업계 R&D가 한단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토종신약의 성공은 신약 개발 성공에 의의를 둔 과거와 달리 초기 신약후보물질 탐색 단계부터 해외진출을 목표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의료진의 처방을 유도할 만한 진보성을 갖춰 글로벌 신약과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들 토종신약은 내수용에서 나아가 해외에서도 성공하겠다는 목표다. LG화학은 2013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와 80여개국에 대한 제미글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제약은 러시아, 중국 외에 중남미 13개국, 동남아 13개국 등 국가에 카나브 진출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신약이 500억원의 블록버스터 실적을 올려 상업성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국내 제약산업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내수에서 글로벌 진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토종신약들이 미국과 유럽에 진출을 시도한 적 있지만 상업적 성공한 사례는 전무하다"며 "개발 단계인 상당수의 토종신약 후보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제공=LG화학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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