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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회사채 시장 설 앞두고 '숨고르기'

파라다이스 수요예측 실패에도 "강세 지속" 자신감

2017-01-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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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회사채 시장이 설 연휴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시장은 올들어 처음 A급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실패한 파라다이스 미매각 사례가 연초 살아난 투심을 한 풀 꺾을지 여부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지속적인 강세추세에 영향을 주긴 힘들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수요예측을 예정한 기업은 오는 24일 SK브로드밴드(033630)(AA-) 1000억원, 25일 한화케미칼(009830)(A+) 500억원, 호텔롯데(AA+) 1500억원 등 3개사 총 3000억원 규모가 전부다. 설 연휴를 앞두고 시장 수요자 관심을 집중시키기 어려운 만큼 업계가 일정 조정을 한 결과다.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 중인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해 한화케미칼도 최근 실적 호조로 재무커버리지가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부담은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수직계열화 구축으로 석유화학 부문의 안정적 사업성 확보로 태양광부문의 수익이 축소되더라도 제고된 수익성은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2013년 10월 이후 약 4년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하는 호텔롯데에 쏠린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우량등급에 투자부담도 적어 매력적이다. 다만 지주회사 전환 등의 이슈가 있어 롯데그룹에 대한 시장 반응이 어떨지 가늠하기 힘든데다 명절을 앞둔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연초 수준에 못 미친다는 판단이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앞서 발표기준으로 유일하게 파라다이스(034230)(AA-)가 미매각을 기록한 것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명절을 앞둔 이번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업계 투심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주 추가 미매각이 발생할 경우 살아난 회사채 투심이 얼어붙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별회사 투자메리트와 기간물별 투자수요를 선별적으로 봐야한다고 진단한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파라다이스가 금리 매력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신규 사업장의 사업실적 우려와 업종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 수요예측금액을 채우는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실 파라다이스는 작년 연말에도 회사채 발행을 진행하다 트럼프 이슈로 수요예측을 철회한 바 있다. 사행성산업이자 규제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 투자수요가 많지 않았던 탓에 3년물 발행이었음에도 미매각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주 발행시장에서 현대제철(004020)이 올해 첫 7년물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와 보험사들이 회사채 장기물보다 국고채 초장기물을 선호하는 수요 변화로 최근 회사채 7년물 투자수요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현대제철이 전통적으로 꼽히는 안정적 내수업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총 1조4300억원이라는 대규모 투자수요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내부거래시장(캡티브) 기반과 신용도 개선 가능성이라는 얘기다.
 
제한적인 스프레드의 추가 축소 여력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시장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임정민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연초 이후 국채 금리 안정화와 우량물 발행이 재개되면서 회사채 스프레드는 축소세를 이어가고 있고 최근 매수세가 A등급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회사채와 여전채 간의 온도차는 있겠으나 강세 흐름이 반전되기보다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를 앞두고 트럼프 등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투자수요 위축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13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1.25%)로 유지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2.8%에서 0.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로 기존 1.9%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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