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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반기문 '제3지대'로 가닥?…"새누리·바른정당 간다는 말 안했다"

"나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관련 없는 사람. 내가 대통령 되는 것이 정권교체"

2017-01-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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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여야를 불문한 정치권 인사들과 잇따라 접촉을 가지며 세 규합에 나섰다. 특히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특정 정당에 입당하는 것보다 제3지대에서 정치 세력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23일 오전 서울 마포 사무실 인근 호텔에서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과 만났다. 회동에 참석한 민경욱 의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새누리당에 입당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고, 바른정당에 간다는 이야기도 한 적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반 전 총장은 지난 16일 기자들과의 ‘치맥’자리에서 “정당 없이 홀로 하려니까 힘들다. 특히 금전적으로도 빡빡하다”며 “지금까지 대통령 된 사람 중 당이 없었던 사람이 없었다”면서 기존 정당과 함께할 뜻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민 의원은 “의원들이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입당 관련한 말이 있지 않았냐. 복수의 언론에 보도도 있었다’고 하자 (반 전 총장은) ‘그런 것이 아니다. 통합적으로 가야지 선별적으로 어느 정당에 들어간다는 게 아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 반 전 총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신의 중도사퇴 가능성에 대해 “중도 사퇴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의원들이 ‘보수 대통합의 구심점이 돼 달라’고 요청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도 쪽으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일부 의원의 제안에도 수긍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3지대론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대로 그렇게 나갈 것”이라고 발언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1일 바른정당 최고위원으로 내정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회동해 협조를 요청했고, 같은 날 저녁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의 자택을 찾아가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에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에 마포캠프에서 정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상일 전 의원을 참석토록 했고, 설 연휴 전 손 전 대표와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다. 25일에는 심재철 국회부의장 등 새누리당 의원들과 간담회가 예정돼 있으며,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의 회동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반 전 총장은 특정정당에 합류하는 대신 제3지대에서 정치 세력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헌과 보수대통합, 경제민주화, 친문(문재인)패권 척결 등을 연결고리로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포위망 구축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대권을 잡을 경우 기존 정치세력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제3지대 결성 요인은 충분하다”며 “친박(박근혜)계가 주축인 새누리당, 친이(이명박)계가 주축인 바른정당은 물론 야당인 국민의당 역시 지역기반인 호남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 새롭게 정치를 시작하려는 정치 신인”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는 게 정치교체이자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의 생각이나 정치적 비전, 정강·정책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일을 할 것”이라며 “제3지대론은 국가와 국민에 관심이 없고 이념에 빠진 양극단 세력을 제외한 분들이 힘을 합치자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에서 새누리당 민경욱, 이만희, 최교일 등 초선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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