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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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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입니다.
반올림 만난 이재명 "노동자 부속품 취급…삼성, 법 위에 있다"

고 황유미씨 부친 "삼성, 사과한다더니 대화 끊고 최순실 지원"

2017-01-2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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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행보로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들의 모임인 반올림 투쟁 현장을 찾았다. 그간 삼성을 포함한 재벌체제 해체를 강조한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가 자본을 투자한 사람은 대우하고 노동을 투자한 사람은 부속품 취급한다"며 "노동조합 결성과 작업환경 개선은 헌법에도 명시됐는데, 삼성은 이를 원천적으로 막고 법률 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23일 오후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반올림 농성장을 방문해 고(故) 황유미씨의 부친인 황상기씨. 6년 동안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가 뇌종양이 발병한 한혜경씨와 그녀의 모친 김시녀씨 등을 만났다. 반올림은 474일째 서초사옥 앞에서 피해자 보상과 원인 규명,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황상기씨는 "삼성은 반도체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어떤 물질을 가지고 일했는지 공개해야 하는데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면서 공개를 하지 않고 감독 권한을 가진 고용노동부도 기업의 영업비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이유로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삼성에서 일하다가 암 걸렸다고 신고한 사람만 수백명이고 이것으로만으로 처벌은 당연한 일인데, 오히려 삼성물산 합병 건과 관련한 혐의에 대해서도 면죄부를 받았다"고 질타했다.

황씨는 백혈병 사태에 대처하는 삼성의 무책임과 비겁함을 꼬집었다. 그는 "반올림 문제가 영화로 만들어지고 언론에서 관심을 받으니까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4년 5월에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반올림과 성실하게 대화하겠다고 했지만 대화를 끊고 그 사이 최순실에게 돈을 줬다"며 "병에 걸려 10년 넘게 고생하고 치료비만 1억 넘게 들어간 사람들에게 돈 얼마 주고 합의서에 도장 찍으라고 하고는 정작 합의서는 주지도 않고, 삼성에서 돈 받은 사실을 어디 가서 이야기하면 돈을 도로 가져가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시녀씨는 삼성의 태도에 덧붙여 기업만 편드는 언론의 행태에도 분개했다. 김씨는 "삼성에서는 일방적으로 반올림과 대화 단절했다. 삼성에서는 조정위원회 조정권고안 제대로 나오면 수용하겠다고 해놓고 정작 조정안 나오니까 보류시키고 자체적으로 보상 절차 진행했다"며 "언론도 한몫을 했다. 그들은 삼성에서 광고비를 받으면서 삼성이 원하는 대로 기사를 쓰고 일반 사람들은 그걸 보고 삼성이 잘한다고 믿고 있다. 저희가 여기서 474일째 농성 중인데, 언제 언론에서 이 문제를 조명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제가 노동법을 전공한 변호사고, 저도 산재 장애인으로 화공약품을 취급하면서 후각을 잃었다"며 "우리 사회가 자본을 투자한 사람은 대우하지만 노동을 투자한 사람은 부속품 취급하고 병이 나면 쓰다 버리고, 노동자가 산재를 증명하지 않으면 보상도 해주지 않고, 노동자 본인에게 하자가 있는 것으로 여긴다"며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고 지나치게 강자 중심의 사회고, 그 핵심에는 재벌 그중에서도 삼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은 노동자를 고용해서 돈을 벌면서 이익을 자기들이 다 가지고 가는데, 그건 옳지 않다"며 "노동자가 존중되고 보호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23일 오후 이재명 성남시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474일째 농성 중인 반올림 농성장을 방문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씨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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