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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음성비서 AI 전쟁시작됐는데…네이버·카카오 주도권다툼 밀려

상용화 시기 안갯속…2021년 16조원 규모 성장 전망

2017-0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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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글로벌시장에서 음성인식 인공지능(AI)시대가 열리면서 글로벌 IT기업간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 등이 국내 가전, 자동차업체와 협업을 맺어 선점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대표 IT업체들은 홈그라운드에서도 외면당하면서 주도권 다툼에서 크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대 포털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음성인식 AI 서비스의 상용화 시기도 안갯속이라 시장 성장 속도 대비 대응이 느리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내비 앱 내 음성 검색서비스. 사진/카카오
 
2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음성인식 솔루션 시장은 2021년까지 159억8000만달러(한화 16조6400억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26억1000만달러 규모와 비교하면 불과 5년 새 6배가량 폭풍 성장하는 셈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43.6%를 웃돈다.
 
전문가들은 사람의 음성명령을 인식해 작동하는 가상비서 기능이 가전과 모바일,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에 도입되면서 시장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인 '세계가전전시회(CES) 2017'에선 아마존과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업체를 중심으로 음성인식 AI 기술을 적용한 가전제품, 자율주행차가 쏟아져 나왔다.
 
모바일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올해 신제품에 '음성기반 AI 개인비서'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시리'를 적용하고 LG전자는 올해 공개한 G6에 구글의 음성비서 AI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차기 모델 갤럭시S8에 자체 개발한 AI비서 '빅스비'를 탑재한다.
 
자동차업계도 IT업체와 협업이 한창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글,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운전자가 집안의 AI비서에게 차량 시동 여부와 에어컨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내엔 한국어 기반의 자체 개발 음성인식 AI를 적용한다. 폭스바겐과 포드도 아마존의 '알렉사'를 장착한 자동차를 선보였다. 닛산과 BMW는 MS의 '코타나'를, 메르세데스 벤츠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올해 CES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아마존의 음성인식 AI인 '알렉사'는 가전제품부터 자동차까지 14개 제품에 적용됐다. 아마존의 음성인식 기반의 가상비서 알렉사가 대부분 제품에서 핵심으로 등장하자 시장 주도권 경쟁도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아마존이 알렉사와 관련한 소프트웨어개발키트까지 모두 공개하면서 생태계를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글로벌 IT업체의 음성인식 가상비서 시대를 적극적으로 열고 있지만 국내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선점 경쟁에 뒤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스로 생태계를 만드는 움직임은 보이고 있지 않단 이야기다.
 
업계 전문가는 "시스템을 너무 완벽하게 해서 발표하려다 보면 선점효과도 떨어지는 것은 물론 출시 후에도 헛점을 발견되기 마련이다"며 "국내 전자와 자동차업체 등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통해 글로벌 수출 전선에서 특정 지역이라도 선점효과를 거두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라인메신저가 동남아시아시장에서 먹히 듯 미국과 중국 등과 직접 경쟁하기 보다는 선회 전략으로 실력을 키우고 테스트마킷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음성비서 시스템 '아미카'를 공개했지만 상용화 시기는 미정이라 속도를 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마존의 '에코'와 같은 스피커 등 기기와의 접목 등 적극적인 상용화를 통해 미비한 점을 극복해 나가면서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회사는 아미카 시스템을 어떤 분야의 제품, 서비스와 접목시킬지 검토하며 국내 다양한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아틱'과 유통 업체 SPC·GS샵, O2O 업체 야놀자·우아한형제들·호텔나우 등과는 관련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국내용이라는 한계점에 대한 지적도 있다.
 
카카오도 AI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자체 시스템과 서비스, 기기를 내놓을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음성인식에 기반한 AI서비스가 화두가 될 것으로 인지하고 있지만 상용화 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다. 카카오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에서 오랜 연구 끝에 많은 서비스와 기기들이 상용화 되고 있는데 카카오도 더 늦으면 안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음성인식기술은 합병전 다음에서 연구해오고 있던 기술이고 이 음성인식 기반 서비스 시장이 올해 열리고 있는것 같아 늦지 않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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