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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공인중개사무소 10만시대…자격증 늘고 일감 줄고

청년층 시험 응시 급증, 30대 미만 40% 차지

2017-01-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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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부동산 중개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중장년층이 주로 응시했던 공인중개사 시험에 20~30대 젊은 층이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반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일감은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변호사들로 구성된 부동산 중개 및 법률자문 서비스 업체까지 등장하면서 생존경쟁에 내몰린 상황이다.
 
31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는 38만여명, 지난해 말 기준 공인중개사무소는 95000여곳에 이른다.
 
최근에는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청년 실업률 증가와 더불어 조기 퇴직하는 중장년층이 몰린 탓이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총 19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이중 30대 이하 청년층 비율은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개업소의 일감은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964468가구로 전년 1193691가구에 비해 23.8% 감소했다.
 
서울 영등포구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들어 분양시장도 잠잠한 데다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매매의 경우 한 달에 한 건 계약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년 시험 합격자 수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시험 난이도를 조정해 합격자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변호사들이 부동산 중개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중개업소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부동산 수수료를 앞세워 젊은 층 고객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트러스트 부동산의 경우 매매가격이 25000만원을 넘으면 수수료로 99만원만 내면 된다. 15000만원~25000만원 미만의 경우에는 45만원이다. 중개 물건의 일정 요율을 수수료로 받는 기존 중개업소와 비교해 최대 수백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또 계약서 작성 시 권리관계나 채무관계 확인해 법의 틀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는 등 차별화 전략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확보한 물건이 기존 중개업소에 비해 훨씬 적다는 점은 단점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 중개 시장 내부에서도 자정작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자격증 대여 행위를 비롯해, 무등록자나 중개보조원의 중개행위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대한부동산학회 부회장)"무한 경쟁으로 인한 불법중개 행위가 난무하면서 연간 약 15000여곳의 공인중개업소가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고 있다""상대평가, 최소인원선발제, 시험과목변경 등 제도 개선을 통해 공인중개사 과다배출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는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 일감은 줄면서 부동산 중개시장의 무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앞에서 시민이 아파트 전세 및 매매 매물 가격 안내문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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