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최한영

visionchy@etomato.com

정치권 이모저모를 소개합니다
(현장에서)매티스 국방장관을 맞는 우리의 자세는

2017-01-31 16:31

조회수 : 3,73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최한영 정경부 기자
#. 기자는 2년 간의 군 생활을 전라북도 소재 모 부대에서 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사단장으로 근무했던 부대다.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끝으로 군 생활을 마친 김관진 실장이 사단에 안보강연을 왔던 날, 기자가 속해있던 대대 간부가 김 실장 인물평을 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은 눈 보면 알아. 눈빛이 깊잖아. 그런 분이 국방장관을 해야 하는데…” 기자가 전역한 후인 2010년 12월 김 실장이 국방장관에 임명됐을 때, 한 신문 1면에 실린 그의 사진을 인상깊게 봤다. 눈매가 무서운 것이 강골에 천상 무인(武人)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들었던 에피소드 중 하나. 김 실장이 사단장으로 있을 때 전투복을 필요로 하자 부대 간부가 직접 사이즈까지 재가며 마련해줬다고 한다. 김 실장은 전투복 가격에, 준비 과정에서 소요된 여비를 봉투에 담아 비용을 지불했다. 문제는 그 후에 일어났다. 당시 보급부대장이 추가로 몇 벌 더 마련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뜻을 전하자, 김 실장이 ‘너같은 놈들 때문에 대한민국 군대가 발전이 없는 것’이라고 핀잔을 줬다는 것이다. 이를 들으며 원칙주의자의 면모를 갖춘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능성 소식 등이 겹치며 한반도 안보정세가 급박하게 흘러가는 중이다. 이러한 중에 제임스 매티스 신임 미 국방장관이 내달 2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방한한다. 장관 임명 후 첫 해외출장지로 한국을 택한 것이다. 통상 신임 미 국방장관이 중동을 첫 출장지로 택하고 아시아 방문 시에도 일본을 거쳐 한국에 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미국 측에서도 한반도 정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 장관은 방한 중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과 김 실장, 한민구 국방장관 등과 연쇄 회동할 예정이다. 이 중 황 대행이나 한 장관보다는 김 실장과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 등 실무적인 문제를 김 실장과 주로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주요 국방정책을 국방부가 아닌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주도해왔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 또한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주요 국방현안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 한 장관이 불참한 가운데 내려진 적도 있지 않느냐”며 “각종 결정을 김 실장이 주도해온 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에서 김 실장이 지난달 8일부터 나흘 간 미국을 방문해 내놓은 발언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방미 당시 그는 “여러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반드시 사드를 배치할 것”, “중국이 반대한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논란을 일으켰다. 엄중한 정세 속 균형외교의 묘를 살려야 하는 상황에서 그의 친미 편향적 언행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어느 한쪽에 미리 편승하면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냉전시절, ‘호수의 나라’ 핀란드의 국가 체계는 독특했다. 정치적으로는 서방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군사체계만큼은 러시아 방식을 택하고 모든 무기는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정치적으로는 중립국임을 천명했다. 핀란드의 이러한 행보는 사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과 독일이 번갈아 자국을 점령하는 와중에 국토의 상당수가 폐허가 된 상황에서 재건을 위해 택한 국가시책이었다.
 
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같은 노력을 통해 핀란드는 ‘노키아 신화’를 거쳐 우수 벤처생태계를 갖춘 국가로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중이다. 한반도 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국익을 지켜나가는 ‘원칙’을 고수해야 할 김 실장이 참고할만한 대목이다.
 
최한영 정경부 기자
  • 최한영

정치권 이모저모를 소개합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