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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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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신원섭 산림청장 “산림은 무궁무진한 고부가가치 자원의 보고다”

50주년 맞은 산림청 새로운 도약…‘산업·복지’ 양대축으로 조직개편

2017-0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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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애주가들에게 음주전후 숙취 해소제로 인기를 끌고 있는 '헛개'는 헛개나무에서 뽑아낸 상품이다. 나무에서 뽑아낸 추출물이 개발돼 시장으로 창출된 기능성 식품인 셈이다. 머리에서 열날 때 가장 먼저 찾는 '아스피린'도 마찬가지다. 버드나무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숲의 미래가 밝다. 산삼을 발견해야만 '심봤다'고 외치는 게 아니다. 스위스 로슈사가 개발해 3000억달러의 가치를 창출해낸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는 중국 자생식물 '팔각회양'에서 성분을 분리했다. LG생활건강의 '수려한' 화장품은 산양삼 발효액을 사용한다. 약품, 화장품 성분, 신약, 기능성 식품 등 산림에 무궁무진한 자원이 널려있다. 생물다양성의 보고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은 이유다.
 
다음 달 임기 4년을 맞는 신원섭 산림청장은 산림의 미래가 밝다고 자신한다. 고부가가치를 끌어내는데 산림만 한 자원이 없다는 설명이다. 올해 개청 50주년을 맞는 산림청은 산업과 복지라는 양대축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국민들과 함께 가꾸어 온 산림을 '돈이 되는 일터', '온 국민의 쉼터이자 삶터'로 키워 나가겠다는 비전이다.
 
17일 신원섭 산림청장이 산림청 대전청사 청장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산림청
 
-올해 산림청이 50주년을 맞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개편안의 큰 특징은 무엇인가.
 
산림청은 지난 반세기 동안 키운 산림의 경제·사회·환경적 가치를 '산업'과 '복지' 측면에서 국민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먼저 국토의 63%인 산림을 기반으로 임업인의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 창업을 선도하기 위해 '산림자원국'을 '산림산업정책국'으로 개편했다. 그동안의 자원 육성과 목재 중심의 임업 한계를 극복하고, 헛개수·아스피린처럼 나무의 추출물을 활용해 기능성 식품을 만드는 식의 고부가가치 융복합산업을 육성할 것이다. 이번 개편안에는 잘 가꾼 숲을 휴양과 치유 등 국민 건강자산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산림이용국'을 '신림복지국'으로 개편했다. 더 많은 국민들이 산림복지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산림복지 서비스를 본격화한다는 부분이 올해 업무계획 중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서비스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누군가 산을 '서민의 병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만큼 산은 가장 적은 돈으로 정신과 몸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산림청은 국민들이 숲에서 휴양, 치유, 교육 등 다양한 산림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출생기부터 회년기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숲태교, 유아숲체험원, 산림교육센터, 자연휴양림, 치유의 숲, 수목장림 등 이용계층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또 소외계층이 산림복지 사각지대에 빠지지 않도록 산림복지 바우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취약계층은 1가구당 15만원의 바우처를 이용할 수 있고, 작년 9100가구를 지원했는데 2018년에는 2만명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산림청은 국민들이 산림복지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맞춤형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아숲체험원에서 활동하는 유치원생들. 사진/산림청
 
-국토의 63%가 산림이지만 임업인의 소득은 적어 보인다. 소득증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꾀하고 있는가.
 
임업인의 소득은 현재 3000만원이 조금 넘는다. 농업인이 3500만원 정도 수준인데 수산업과 비교해서도 가장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이제는 돈이 되는 임업을 하자는 생각으로 산양삼 같은 가치 있는 작목들을 단기 소득용으로 권장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산의 68%는 사유림인데 놀고 있는 산이 많다. 산 주인들을 대상으로 산림경영 활성화 교육도 하고, 본인이 경영하기 어려울 경우 일정 단위를 만들어 조합을 하든 정부가 대리하든 규모화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임업산림을 컨설팅하는 사람들을 양성하고 있는데 직접 임업인들을 찾아가 설명해주는 산림플래너다. 산림분야에서 산림플래너라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 셈이다. 귀농뿐 아니라 귀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어 산림플래너가 필요하다. 산림분야의 새로운 직업은 다양하다. 병든 나무를 진료하는 '나무의사'가 내년 하반기부터 생기며 산림복지 활성화 정책에 따라 숲해설가, 산림치유지도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생길 전망이다.
 
-올 하반기에 여의도에 17배에 달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개장한다고 들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백두대간의 핵심구역인 경북 봉화군 춘양면 일대 5179ha(핵타르)의 면적에 2009년부터 2015년 12월까지 총사업비 2200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기후변화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우리나라 산림생물자원을 안정적으로 보전하고, 그 식물들을 활용해 수목원을 방문하는 국민들에게 보여주며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취지다. 이 수목원은 다른 수목원과 차별화된 특징이 있는데 먼저 한민족의 상징인 백두산호랑이를 종 보전하기 위한 호랑이 숲이 있고, 산림종자를 200만점까지 영구 저장할 수 있는 '종자 저장고'를 갖추고 있다. '종자 저장고'는 아시아 최대규모이고, 호랑이 숲에서 10마리의 호랑이가 뛰노는 자연모습 그대로를 확인할 수 있게된다. 정식개장은 올해 8~9월쯤 될 것으로 보인다.
 
-산불 예방을 위한 방안은.
 
산불은 초기 진압을 해야 효과가 크다는 생각으로 산불이 나면 3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도록 헬기 45대가 준비돼있다. 45대 헬기가 11개 시도 전국 항공관리소에 대기하고 있다가 신고가 들어오면 골든타임 내에 가서 초기 대응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산불 피해 면적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2010년 산불피해가 466ha 였는데 작년에는 378ha까지 감소했다. 진화헬기 골든타임제가 강화되면서 '3년 연속 대형산불 없는 해'를 달성한 것이다. 산불관리 노력도 꾀하고 있다. 올 1월25일부터 5월15일까지를 산불조심기간으로 삼고 산불방지에 힘쓰는 중이다. 산불에 90%는 봄에 발생하는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예방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2021년 세계산림총회를 유치했다. 유치 의미를 듣고 싶다.
 
세계산림총회는 1926년 제1차 회의가 개최된 이후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주관 하에 6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최대의 산림회의다. 각국 정부, 관련 국제기구, 학계, NGO 및 기업 등이 참여해 기후변화대응, 생물다양성 보전이나 사막화 방지에 산림이 미치는 영향 등 글로벌 산림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국가별 지역별 산림 정책을 공유하는 자리다. 세계산림총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954년 인도, 1978년 인도네시아에서 단 2회만 열렸습니다. 2021년 한국 서울에서 열리면 반세기 만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이번 총회 개최를 통해 우리의 산림복원 노하우와 산림치유와 같은 정책을 개도국과 공유하고, 다른 나라의 산림정책을 우리가 배워서 신산업을 창출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다음 달이면 임기 4년이다. 임기 내 성과와 올해 주력사업은.
 
우리 산림을 보다 가치 있는 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사유림경영 활성화 대책을 수립하고, 경제림 육성단지를 재구획해 선택과 집중에 의한 효율적 자원육성 기반을 마련했다. 또 정책자금 금리인하, 6차산업화 단지 조성 등 청정 임산물 산업의 활성화, 목재생산시설 현대화 등 산림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위한 지원을 강화했다. 올해는 산림청이 개청한지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 인 만큼 지난 반세기 동안 잘 가꾸어온 산림을 활용해서 산업 발전과 국민복지 증진을 추진하는 의미 있는 분기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대전=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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