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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15시간 고강도 조사…특검, 핵심임원 포함 4명 영장 청구 방침

최씨모녀와의 특혜성 계약 통해 박 대통령에게 뇌물 준 혐의

2017-02-14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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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최순실씨 모녀에게 거액의 컨설팅 계약을 체결해주는 방법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마쳤다. 이 부회장은 귀가하지 않고 서초동 집무실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전 1시쯤 피곤한 얼굴로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을 빠져나온 이 부회장은 순환출자와 관련해서 청탁한 사실이 있는지, 박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경영승계와 관련한 얘기를 나눴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고 곧바로 대기하던 차량에 올라 특검팀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재소환 조사에서 최씨 모녀가 독일에서 운영하고 있는 비덱스포츠와 22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뒤 35억원을 지원하고, 이후 계약 유지가 여의치 않자 20억원이 넘는 경주마 등을 최씨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하는 등 우회적으로 거액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특혜 지원한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최씨 모녀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전달 한 대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두 회사가 합병하는 과정에서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서는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1000만주를 처분해야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청와대 지시로 처분 규모를 500만주로 축소한 정황을 포착하고 공정위를 압수수색했다.
 
한편, 특검팀은 최씨 모녀 회사와 거액의 마케팅 계약을 체결하고 정씨에게 20억원 이상의 경주마를 선물하는 것과 관련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총괄 지휘하고 박 사장과 황 전무 등이 실무를 직접 챙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 대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통한 경영권 승계라는 이익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특검팀은 이 부회장과 최 부회장, 박 사장, 황 전무와 함께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5명을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삼성그룹의 뇌물 공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장 사장을 지외한 이 부회장 등 4명에 대해 이르면 이날 구속영장을 일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특검에 재소환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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