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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예비 입주자들, 입주대란에 잔금 대출까지 '이중고'

기존 대출 있는 경우 잔금 대출 전환 어려워

2017-02-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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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연내 입주를 앞둔 예비 입주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중 은행의 대출 금리 상승에 더해 대출 자격이 대폭 강화되면서 입주 전 잔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대부분 시중 은행이 기존 대출과 소득만을 기준으로 대출액을 산정하다 보니 이전에 비해 대출 가능액수가 감소한 것은 물론 아예 대출 승인이 나지 않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내달부터 전국 곳곳에서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서 잔금 대출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입주예정인 아파트는 총 629곳, 38만2741가구로 집계됐다. 이전 최대기록인 2008년 32만336가구보다 19.4%, 지난해에 비해서는 32.6% 늘어난 물량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대규모 입주가 시작된다.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간 전국 입주 예정 아파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5만5000가구)과 비교해 20.6% 증가한 6만6442가구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만7638가구(서울 7204가구 포함), 지방 4만8804가구가 각각 입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입주가 몰리다 보니 대출 받기는 더 어려워졌다. 특히 대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서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에는 심사가 더욱 깐깐해졌다.
 
경기 김포에 사는 강모(45세·남)씨는 지난달 잔금 대출을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아파트 집단대출을 이용하지 못하고 결국 신용대출을 받아 잔금을 납부했다. DSR 도입으로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기존 중도금 대출을 잔금 대출로 전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기존 대출이 있어 중도금 대출을 잔금 대출로 전환해주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DSR 도입 이후 기존 대출 여부와 소득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 것 같다"며 "소득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월급쟁이들만 더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지난해 8월 이후 분양을 받은 예비 입주자들도 중도금 대출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분양한 사업장 중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업장은 약 3만9000가구로 금액으로는 9조원에 달한다.
 
특히 이중 절반 이상의 사업장이 95% 이상 높은 계약률에도 불구하고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입주대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기존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점도 예비 입주자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대출을 정리해야 신규 대출이 가능한데 매매나 전세 물량 공급이 증가할 경우 기존 주택에 대한 매매거래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출이 강화되면서 구형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들도 대출이 안 돼 거래를 미루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내달부터 입주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기 시작하면 구형 아파트의 가격하락은 물론 거래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시중 은행의 대출 금리 상승에 더해 대출 자격이 대폭 강화되면서 예비입주자들이 잔금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생활권에 위치한 아파트에 이삿짐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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