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최기철

도를 넘은 충성심? 법정모독 김평우 주요 발언

"강일원 재판관은 법관 아니야…이정미라는 특정 재판관이"

2017-02-23 02:25

조회수 : 4,39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22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막가파식' 변론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합류한 김평우(72·사법시험8회)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의 발언은 변론이라기 보다는 '막말' 수준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고성과 함께 재판부를 향해 삿대질을 하는가 하면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편파적 심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 재판관은 법관이 아니다'라는 인신공격과 조롱까지 쏟아냈다. 심지어는 같은 대리인단 소속인 이중환 변호사에게도 "당신 똑바로 해. 이중환씨"라며 비난했다. 
 
강 재판관을 포함한 재판관 8명은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평정을 찾으려고 애썼다. 재판이 지연되자 이정미 재판관(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굉장히 모욕적인 언사를 참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지나치다"라고 경고했으나 김 전 회장은 "내가 뭐라고 했느냐"고 반문했고, 이 재판관이 "녹음이 돼있다"고 하자 "틀어보시라"고 되받아 쳤다. 김 전 회장은 이날 혼자서만 장장 1시간30분 동안 발언했다.
 
김 전 회장은 소설가 김동리씨 차남으로 판사 출신이다. 세계한인변호사회(IAKL) 회장, 한국 하버드 로스쿨 회장,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이날 심판정에서 직접 받아친 김 전 회장의 주요 발언을 재구성해 소개한다. 
 
"섞어찌개 범죄 만들어 탄핵"
 
"…의문을 제기합니다. 우리나라 법전에 뇌물과 직권남용, 강요를 합친 복합 범죄는 없어요. 구성요건이 다른 것들을 혼합해서 복합 범죄는 없어요. 이거는 마치 사기·공갈·강도를 하나의 탄핵사유로 묶은 거랑 같아요. 이런 범죄들은 독립적 범죄들입니다. 뇌물죄, 직권남용 나눠서 탄핵소추 의결 안하고 무슨 영문인지 노물죄, 직권남용 강요죄 섞어찌개 범죄를 만들어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소추한거예요.(권성동 소추위원단장 웃음) 이건 고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의라고 한다면 첫 째는 동료 의원들을 속인거예요. 재판관 속이려는 거예요. 만일 무고한 박근혜 대통령을 몰아내고 조기 선거해서 정권 잡겠다는 사기극 벌이는거라면 단순한 사기죄로 볼 수 없어요. 주권자를, 국민을 속이고 정권을 빼앗겠다는 국정농단이예요."
 
"북한에서나 있을 수 있는 정치탄압"
 
"탄핵소추의결서를 읽어본 국민이 없어요. 어느 의원한테 물어보니 자기도 못 봤다고 그래요. 소추장을 국회의원한테 배부를 안 했다는 거예요. 반론할 기회가 없는거예요. 일반 국민한테도 공소장 쓸 때 영장청구할 때 물어봅니다. 대통령을 소추한다고 그러면서 내용 안 알려주고 소추하나요? 북한에서나 있을 수 있는 정치탄압이에요."
 
"자칫 잘못하면 내란으로 들어가"
 
"결원이 생기면 즉시 충원을 요청해 기다렸다가 평결해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재판관 9명 전원의 이름으로 선고돼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헌법상 하자 있는 결정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생각해보세요. 찬성이든 반대든 하자 끄집어 내 재판 무효다 뻔하잖아요. 자칫 잘못하면 내란으로 들어가요. 이런 불행한 일이 없어야 합니다."
 
"국정농단이라는 말, 알고나 쓰나"
 
"권성동 의원님, 비선조직 이용한 국정농단이라는 표현 썼는데. 국정농단이라는 말이 대한민국 법전 어디에 있나요? 무슨 뜻인가 뜻을 알고 썼나요? 비선조직은 깡패들이나 쓰는 말이에요. 웃지만 마시고 권 의원님 국정농단 뜻 알아요? 저는 서강대에서 법제사를 강의한 사람이에요. 당파 싸움할 때 상대 당 잡을 때 쓰는 이런 단어를 탄핵소추장에 쓰면 당파 싸움 하자는 겁니까? 경국대전에도 없는 말로…."
 
"국회의원들은 야쿠자?"
 
"제가 쓴 <탄핵을 탄핵한다> 책에서 끄트머리에 소추장 내용을 붙였어요. 처음으로 국민들이 소추장 내용이 황당하구나 하고 알았다고 합니다. 그러면 국회의원도 못 받았다고 한 소추장을 누가 작성했나요. 하루 전에 작성했다는데 국회가 하루 전에 소추장을쓰고 이런 나라가 다 있습니까? 미국 브라질은 1년 이상 걸려요. 호세 대통령, 월드컵 치르 쫓겨난 사람.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세요. 그리고 도대체 중요한 투표하려고 하는데 야당은 총 사직서 내고 투표장으로 들어갔어요. 국회의원들이 무슨 야쿠자예요?"
 
"강일원 재판관은 법관이 아니다"
 
"청구인 측 대리인들은 최고 명 변호사입니다. 이 분들이 발견 못 한걸 강일원 재판관이 발견해서 꼬집어줘요.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이 분들이 어련히 한 걸 한 수 더 떠서…(강 재판관은)청구인의 수석 대리인이예요. 법관이 아니예요. (강 재판관, 고개 절레절레)"
 
"강 재판관도 기본적 법률지식은 갖고 있을 것"
 
"…무슨 적법성이 있고 정당성이 나오겠어요. 혼자 재판하는데. 많은 헌법 대가 모아서 양 쪽 의견 들어야 해요. 강일원 재판관님은 맞는지 증거를 대셔야지. (강일원 재판관 웃음). 법관의 개인적인 지식은 입증을 요구하는 사항이예요. 강일원 재판관님은 미국서도 공부했으니까 그정도의 기본적인 법률지식은 갖고 있을 거라 봐요."
 
"이정미라는 특정 재판관이"
 
"나중에 잘못되면 사과드릴게요. 정식으로. 바로 이 말씀 하게돼서 미안하네. 이정미라는 특정 재판관이 3월13일 퇴임하기 때문에 그 전에 졸속으로 진행한다면 안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이거는 3월13일 자신 퇴임일자 맞춰서 재판을 과속했다는 의혹을 받기 쉬워요. 재판관님께서 국정중단이라는 국가적인 위기니까 빨리 진행하는 것을 이해해달라 그러시는데.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요. 국정중단은 아니지. 황교안 총리가 대행으로 있고 할 일 다 하시는데. 국정중단은 이상하고…국정혼란이나 국민 불안은 맞아요. 그러면 일주일에 세 번씩 재판하고 최종 변론 기일 하루하면 국정중단 없어지나요? 이거야 말로 국정불안이예요. 촛불집회 국민만 있는 거 아니예요. 태극기 집회 국민도 국민이고 똑같이 세금 내요."
 
"헌재가 공평하다고 볼 수 없어요. 분명히 국회 편 들고 있어요. 분명히 국회 편을 들고 있어요 헌재가. 헌재의 자멸의 길이야. 헌재가 이렇게 하면 헌재가 존재할 수 없어요."
 
재판부 향해 삿대질
 
"제가 아까 권성동 법사위원장에게 한 질문이 37가지인데 답변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권 위원장이 정해야지요. 이 법정서는 재판부가 권 위원장 대리해서 답변했어요. 재판부가 권 위원장 대리인이요?(재판부 향해 삿대질) 기피신청 사유 들어봐야지."
 
"당신 똑바로 해. 이중환씨(같은 대통령 대리인단 대변인)."
 
재판부에 삿대질과 막말을 퍼부어 논란을 일으킨 대통령 측 변호인단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참석하기 위해 대심판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 최기철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