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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물고기이야기)겨울철 얼음낚시의 진짜 주인공 '빙어'

이완옥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

2017-03-03 08:00

조회수 : 1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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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겨울철 축제의 주인공으로 산천어와 무지개송어가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예전에는 꽁꽁 언 호수에 구름같이 사람들을 몰려다니게 했던 물고기는 바로 빙어였다. 추운 겨울철 얼음낚시로, 특별한 먹거리가 없던 때에 미식가들의 입맛을 충분히 만족시켜왔다.
이완옥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
 
오래전부터 겨울을 대표하는 민물고기인 빙어는 소양호, 화천호, 옥정호 등 우리나라의 큰 호수와 오래된 저수지에 많이 살고 있어 원래 우리나라에 살고 있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투명하게 비치는 몸 때문에 공어(公魚) 또는 빙어(氷魚)라고 많이 부르는 이 물고기의 고향은 북한이다. 우리나라 강원도의 동해 북부 연안과 연안에 접한 하천 및 석호 등 일부지역에 자연 분포하는 것을 제외하면 내륙의 호수, 저수지 등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빙어는 90여년 전 함경남도에서 이식된 것이다.
 
1925년 3월 함경남도 용흥강 하류에서 빙어 알 약 960만개를 채란해 수원의 서호, 충북 제천의 의림지 등에 처음 방류했고, 1926년에는 전북 임실 운암호(현 옥정호)에 방류했다고 기록돼 있다. 지금 우리가 만나는 빙어는 대부분 이때 방류한 후손들이다. 이후에도 여러 곳에 방류한 기록이 많으며 대청호, 안동호, 주암호, 소양호 등의 큰 댐호와 저수지에는 80년대에 빙어가 이식됐다. 90년대에는 지자체에서는 빙어를 방류하고 있으며, 지금도 빙어 수정란 방류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비슷한 종인 바다빙어과 어류는 7속 13종이 있으며 은어를 제외하면 주로 극지방을 포함한 북반구 연안과 연안에 접하고 있는 담수지역의 호수와 강에 분포한다. 빙어는 우리나라 동해북부와 일본의 북해도, 사할린, 알래스카 등 하천의 하류와 바다의 연안에 자연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민물에 사는 대부분의 물고기가 온수성인 데 비해 빙어는 15㎝내외의 소형 냉수성 어류이다. 겨울이 되면 온수성 어류는 움직임을 최소화 해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있지만, 냉수성인 빙어는 바로 이때 수천 마리가 떼를 지어 화려한 몸짓으로 호수의 물을 휘젓고 다닌다.
 
우리나라 빙어는 3~4월(수온이 7~10도)이 되면 산란하고, 일본 북해도에서는 5월까지, 시베리아에서는 6월에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안이나 큰 호수 중층에 살다가 산란시기가 되면 작은 소하천의 수심 50㎝ 미만의 모래와 자갈이 깔린 곳으로 이동해 산란한다. 6㎝ 이상 보통 10㎝ 내외가 되면 산란하고 산란을 끝낸 어미들은 연어와 같이 바로 죽는다. 강원도의 큰 늪과 호수에서는 18cm까지 자라기도 하고, 보통 1년이 지나면 알을 낳을 수 있으나 주로 2~3년생이 주로 산란에 참여한다.
 
 
여전히 빙어는 낚시인과 어업인 뿐 아니라 어류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환영하는 종이다. 빙어가 나오는 호수는 그곳 어업인들에게 많은 수입을 보장하고, 낚시인들에게도 한겨울에 즐거운 얼음낚시를 제공하고 있으며, 강원도 인제, 양구 등에서는 겨울축제 대상어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내수면 수산자원은 산업화에 따른 대규모 서식처의 파괴와 수질오염 그리고 무분별한 어획으로 인한 자원 감소 등 위협을 받고 있다. 빙어 자원보호를 위해 산란기 전후인 3월 1일부터 20일까지는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감칠맛까지 뛰어난 빙어는 회로도 인기가 높지만, 튀김이나 찌개, 또는 구이 등 다양한 요리 재료로 손색이 없다. 빙어는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무기질인 칼슘과 비타민 함량이 풍부해 영양식품으로 높이 평가 받으며, 고단백의 저칼로리로 다이어트에 최적인 식품이다.
 
최근 화천호를 조사하면서 아직도 두꺼운 얼음 밑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빙어를 보면서 앞으로도 겨울철 우리의 강과 호수에서 빙어의 은빛 날개 짓을 계속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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