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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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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자폐증, 부모의 양육태도 탓 아니다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2017-03-10 06:00

조회수 : 7,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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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동의 부모들은 어김없이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내가 아이를 잘못 길러 자폐증이 생긴 것인 아닌지?' 항시 자책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자폐증의 또 다른 이름은 캐너증후군이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지만 아스퍼거증후군과 대비되어 저기능자폐증 일반을 캐너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했다. 자폐증 일반에 대한 증상분류를 최초로 기록한 존스홉킨스의 소아 정신과의사 캐너 박사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명칭이다. 캐너의 보고는 아주 오래 전인 1943년에 이루어졌지만 상당히 정확한 증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몇 가지 결정적인 오류가 있는데 가장 큰 오류는 자폐증의 원인론일 것이다.
 
캐너박사는 자폐증이 만들어지는 원인을 후천적인 원인에서 찾고 양육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캐너는 자폐증 아이의 엄마가 아이에게 사랑과 감정표현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했다. 이후 이 주장을 브르노 베들레햄이 받아서 ‘냉장고 어머니’론을 주장했다. 냉장고같이 차가운 감정상태의 어머니에게서 양육되면 자폐증 아동이 만들어진다는 주장이다. 현대에 이르러 자폐증의 원인이 뇌조직의 구조적 이상에 기초하며 선천적인 원인이 강하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캐너식의 오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자폐증 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든지 자신을 자책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육아를 잘못해 아이가 이상해진 게 아닌가 하고 자책을 한다. 특히나 맞벌이 부모의 경우 아이를 어려서부터 어린이집에 보내는 사례가 많다 보니 이런 오해는 더 커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절대 부모의 양육태도가 없던 자폐증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명확한 사실이다.
 
때로는 자폐증에 대한 오진이 부모의 책임론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자폐증의 조기발견체계가 미비한 한국적인 현실에서는 자폐성향의 어린이를 놓고 단순하게 부모와 애착관계가 불안정해서 발생하는 문제라 평가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 놓고 부모와의 애착관계 형성을 위한 심리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자폐증은 애착관계부족과는 절대 차원이 다른 질환이다. 모자간의 애착론으로 자폐적 유아기 자폐적 성향을 모두 설명하는 것도 문제점이 있다.
 
자폐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음기회에 체계적으로 다룰 기회를 가지겠다. 지금 이 자리에서는 한가지만 분명히 해야겠다. 자폐증을 유발하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관여하지만 부모의 양육태도는 근본적 원인이 될 수 없으며 자폐증의 심화 정도나 고착과정에 일부 관여할 뿐이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자책할 필요가 없으며, 보다 이성적으로 아이의 문제를 대해야 할 것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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