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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삼성 대 LG, 이번엔 건조기 '충돌'

시장성장 일등공신은 LG전자…삼성, 수요 확인되자 진출하며 맞불

2017-03-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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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가전업계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의류건조기 시장을 두고 다시 한 번 충돌한다. 시장 개척자는 LG전자다. 기류를 살피던 삼성전자는 시장 수요가 확인되자 최근 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이에 따라 양사 간 신경전도 재연되는 분위기다.
 
맞벌이 부부 등 바쁜 일상으로, 주부 수요가 늘면서 시장도 크게 확대됐다.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의 의류건조기 월별 매출 조사 결과, 올 1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6.3배 증가했다. 올해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30만~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트롬건조기 RH9WA(왼쪽)와 삼성 전기 건조기.사진/각사
 
성장의 일등공신은 LG전자다. LG전자는 2004년 의류건조기 시장에 뛰어든 후 린나이와 시장을 양분해왔다. 지난해 전기히트펌프식 의류건조기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보이며 본격적인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현재 출시된 의류건조기는 열을 발생하는 방식에 따라 전기콘덴싱, 가스식 그리고 전기히트펌프식 등 3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가스식은 집 벽면 배관설치 등 설치가 번거로우며, 전기콘덴싱은 고온 열풍으로 옷감이 손상될 수 있고 전기료가 많이 든다. 전기히트펌프식은 이 같은 단점들을 보완, 의류건조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공식 집계는 없지만, 전기히트펌프식이 시장의 75%(매출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뒤늦은 국내 진출이 달가울 리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전기히트펌프식 의류건조기 3종을 내놓으며 LG전자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시장을 일궈놓으니 삼성이 올라탄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2006년 의류건조기 시장에 뛰어든 이후 국내를 제외한 북미와 유럽에서 사업을 펼쳐왔다"며 "국내 시장에는 뒤늦게 뛰어든 것은 맞지만 이를 두고 LG전자를 따라했다는 식의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에너지효율을 두고도 설왕설래다. LG전자는 모터와 컴프레서 모두 인버터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모터만 인버터 방식을 적용했다. 5kg 세탁물 기준 표준코스 1회 사용시 전기료는 LG전자가 150원으로, 삼성전자(180원)보다 적게 발생한다. 이에 삼성전자는 "용량이 작은 가정용 의류건조기에 굳이 컴프레서까지 인버터를 적용하는 것은 오히려 제품가격만 올리는 일"이라고 지적했으며, LG전자는 "의류건조기 제품 자체를 소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며 "부품은 자체 제작해 수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 요인은 전혀 없다"고 맞섰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쟁구도가 결과적으로 의류건조기 시장 성장에 득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양사간 경쟁이 마케팅 효과를 내며 의류건조기가 필수 가전 대열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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