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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2차성징 유달리 빠르다면 성조숙증 의심

10년 새 12배 급증…저신장 초래 주의

2017-03-22 06:00

조회수 : 6,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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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자녀의 성장이 유달리 빠르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성조숙증은 자녀의 심리적 불안을 초래하고 성장판이 빨리 닫혀 오히려 저신장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8만6350명으로 2012년(5만5330명) 대비 56%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7만8390명으로 남성 환자 7950명보다 약 10배 정도 많았다. 연령별로는 5~9세가 72%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10~14세가 37%로 뒤를 이었다.
 
성조숙증은 키 성장과 함께 유방 또는 고환의 발달, 음모와 여드름이 생기는 등의 2차 성징이 또래보다 일찍 나타나는 질환이다. 사춘기는 평균적으로 여자아이의 경우 만 10세, 남자아이는 만 11세부터 시작된다. 성조숙증 아이들은 그보다 2년 앞선 만 8~9세에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된다.
 
최근 10년 간 성조숙증 환자는 급증하는 추세다. 대부분의 성조숙증 환자들은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나타나는 특발성 성조숙증이지만, 연령이 매우 어릴 경우에는 뇌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소아비만, 환경 호르몬의 노출, 스트레스 등이 주원인으로 추정된다. 체지방이 늘수록 사춘기 관련 물질을 촉진시켜 사춘기와 초경이 빨리 나타난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화학물질인 환경호르몬도 정상적인 내분비계 기능을 방해해 사춘기를 앞당기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에도 사춘기가 빨라진다.
 
자극적인 사진과 영상에 자주 노출되는 것도 성조숙증의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극적인 콘텐츠는 뇌 신경을 자극해 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분별력이 미숙한 아이들을 위해선 이러한 콘텐츠에 노출되기 쉬운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을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
 
성조숙증은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고 성적 성숙도 등을 평가해 진단하게 된다. 골성숙도를 파악하기 위해 골연령 검사도 실시하게 된다. 혈액 검사를 통해선 성호르몬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성조숙증은 진단됐다고 무조건 치료를 시행하진 않는다. 아이의 상태를 다방면으로 평가한 뒤 아이가 또래와는 다른 신체변화로 심리 상태가 불안정하고,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최종 성인 키가 부모 중간 키 또는 목표 키보다 작을 경우에 시행한다
 
성조숙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정상적인 성장을 유도할 수 있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효과는 그만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아이의 신체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치료는 사춘기를 지연시키는 성 호르몬 억제제를 한 달 간격으로 투여하는 방식이며, 발달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2~5년의 장기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성 호르몬 억제제를 두약해 이차성징을 지연하고, 성조숙증으로 동반되는 과도한 성장을 멈추는 게 목적이다. 이차 성징의 진행여부, 성장 속도, 골연령, 호르몬 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시행해 성 호르몬 억제제 치료 효과를 관찰해야 한다. 또래와 다른 신체 변화를 겪으면서 환아에게 나타날 수 있는 행동장애, 정서장애에 대한 치료도 함께 받게 된다.
 
김혜순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조숙증을 방치하면 2차 성징이 빨리 시작된 만큼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성인 키가 최종 예상 키보다 훨씬 작을 수 있다"며 "과거에 비해 아이들의 과영양 상태가 흔해지면서 발육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조숙증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아이의 심리와 신체에 변화가 나타났다면 소아청소년과에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도움말=이대목동병원)
 
성조숙증은 2차 성징이 또래보다 일찍 나타나는 질환으로 성장판이 빨리 닫혀 저신장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기적인 성 호르몬 억제제 투여해 이른 사춘기를 지연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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