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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회사채시장 규모 위축 2년째­…등급하락 추세도 지속

363곳 중 28곳 등급 떨어져…오른 업체 19곳뿐

2017-03-2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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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 추세가 지난해에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째 신용등급이 떨어진 국내 기업 수가 늘면서 회사채 시장의 규모 위축은 2년 연속 지속됐다.
 
21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2016년 회사채 신용등급 변동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등급이 하향한 국내 기업은 28개로 상향업체(19개) 수를 여전히 상회했다. 전년(56개) 대비 하향 건수는 절반으로 줄어 조정 강도는 완화됐지만 등급하락 추세가 반전됐다고 보기엔 성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부정적 전망 부여건수는 23건으로 긍정적 전망 7건 대비 크게 상회하는데 이는 급격한 신용도 하락을 기록한 2015년 연초 전망 부여현황에 버금가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한신평이 유효등급 보유업체 수는 363개로 지난 2015년 말 372개 업체에 비해 9개 감소했다. 유효등급 업체 수가 감소한 것은 소멸 업체 수가 평년 수준인데 반해 신규 유효등급 부여 업체 수는 2003년 말 219개에서 2014년 말 384개까지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2015년부터는 연속 2년 감소세를 보였다.
 
한신평은 신규유입 업체 수의 감소는 회사채 시장의 위축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최근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을 보면 기업의 일반회사채 발행은 전년대비 약 28.6% 줄어드는 등 비교적 심한 위축을 보였다.
 
등급별로는 회사채 발행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A등급 이상 회사채의 발행이 전년 대비 줄었다. A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 감소는 2015년 등급하향 조정 중 절반 이상이 AA급과 A급에서 발생하는 등 등급 변동성이 크게 증가하며 회사채 투자가 위축된 영향이 작년까지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BBB급 이하에서는 발행액이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시장 내 차지 비중이 미미해 그 효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전년에 이어 2016년에도 전력수급 안정화와 마진 위축으로 인해 민자발전사(포스코에너지, 동두천드림파워, GS EPS)의 등급이 하향조정되었고, 여신전문금융업 부진 지속으로 캐피탈사(한국캐피탈, 아주캐피탈)에서도 등급 하향이 발생하였다.
 
수익성과 재무구조 약화로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두산그룹(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이랜드그룹(이랜드월드), LS그룹(LS, LS네트웍스) 계열사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고, 한진해운 신용도 악화가 전이된 한진그룹 계열사(한진, 대한항공, 한진칼) 역시 하향조정의 대상이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손실시현과 함께 등급이 급락한 조선, 해운, 건설업종은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종 4개사의 등급이 하향조정됐고, 해운업종에서 2건의 부도가 발생하였다. 건설업종에서는 GS건설이 미청구공사의 불확실성, 플랜트 손실 확대로 인한 영업수익성 저하로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신용등급 하락 행진에 기업들의 주요 자금조달처 중 하나인 회사채 시장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2016년 말 유효등급 업체수는 363개로 전기말 대비 9개 감소하였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업체 수가 감소한 것이다. 투기등급 뿐만 아니라 투자등급 업체 수도 감소했다. AA급 이상 업체는 증가하고 A급 이하 업체수는 감소하며 투자등급 내에서 쏠림현상이 발생하는 모습이다.
 
박소영 한신평 평가정책본부 수석연구원은 "저금리기조로 우호적인 발행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성장의 장기화와 전반적인 신용도 하락세의 영향으로 비우량회사채에 대한 기피현상이 심화되며 A급 이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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