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종용

yong@etomato.com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하루 만에 떠오른 세월호, 천억원 더 챙긴 대우조선

'해명의 가벼움'을 감당하는건 우리들의 몫

2017-03-24 03:14

조회수 : 1,36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4월 위기설'이 끊이지 않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이 오늘(23일) 발표됐다. 대우조선은 유조선이나 컨테이너선을 만드는 우리나라 조선사다. 다음달 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빚을 감당할 수 없으니, 국가에서 돈을 대주겠다는 것이다. 국가의 돈은, 그렇다 국민 세금이다. 정부는 2015년 4조2천억원을 대우조선에 지원하면서 '더 이상은 없다'고 공언해놓고, 2년이 채 안돼 2조9천억원을 또 주겠단다.


더 황당한 일은 하룻밤 사이 지원 금액이 1천억원 더 늘었다는 것이다. 정부(금융위원회)는 대우조선 추가 지원 발표 하루 전인 지난 22일 언론사 부장단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를 가졌다. 그 때는 2조8천억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을 해놓고는, 오늘(23일) 최종 발표 자료에는 '2조9천억원'이라고 적어놨다. 


금융위원회는 '회계법인의 추가 검토를 거치면서 변동사항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해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수롭지 않은 말투였다. 천원이라는 말을 천억으로 잘 못 들었나 싶을 정도다. 별거 아닌 것 처럼 천억천억 거리다가 통화를 끝냈다.


대우조선이 사람이라면, 하루만에 생돈 1천억 더 챙긴 기분이 어떨까. 남의 피 같은 생돈.


같은 시간,


오늘(23일) 팽목항으로부터 세월호 인양 소식이 전해졌다. 3년 동안 바다에 가라앉아있던 세월호가 하룻밤 눈 감았다 뜨니까 수면에 올라와있다. 우리나라 전체가 슬퍼했던 그 날이, 불과 어제의 일이었나 착각할 정도다. 이렇게 하루 만에 올라올 배였나. 정부(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인양이 그동안 지연된 것에 대해 '거친 해수면과 기술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말이 되든 안되든 해명은 해명이었고, 이해를 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또 우리의 몫이다.


서해안은 3년 동안 파도만 계속 쳤던건지, 무궁화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던 우리 기술력이 무엇이 더 부족했다는건지 모르겠다. 너도 나도 평생 못 만져 볼 천억원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은, 그리고 고등학생이었던 청소년이 대학교를 졸업하게되는 지난 3년이란 시간의 무게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으로 남았다.


'대통령이 파면되니 하루아침에 배가 떠오르네' '대통령이 파면되니 천억원이 더 생겼네' 오늘 우스갯소리처럼 떠도는 이 말이 음산하게 들린다.




 

  • 이종용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