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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채권딜링 최강자' 오종현 전무, 한투서도 선두 이끈다

20년 채권 베테랑…"올해 채권시장, 매매차익보다 캐리가 지배할 것"

2017-03-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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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채권명가 입지 다지기에 나선다. 채권딜링룸 기능 강화를 위해 기존 FICC(Fixed Income, Currency, Commodity) 본부는 매크로트레이딩(Macro Trading) 본부로 확대 격상시켰다. 그 구심점엔 오종현 매크로트레이딩 본부장(전무)이 있다. 지난해 대우증권에서 한국투자증권으로 새 둥지를 튼 그는 과거 음지(陰地)에 있던 채권시장을 양지로 이끈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25년이나 몸 담았던 곳을 떠나 온 지 이제 8개월여. 그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한국투자증권을 채권시장 선두에 올리고 싶다"고 했다.
 
조직 재정비 밑그림 완성…"실행 나서야"
 
오 본부장은 채권운용 경력만 올해로 20년이 넘는 정통 채권시장 베테랑이다. 1996년 여의도에 발을 들인 그는 채권시장에서 걸음마를 떼던 2000년, 변동금리부채권(FRN)을 통해 당시 대우 사태 후유증에 1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던 클린펀드를 7조원까지 늘리는 성과를 냈다. 부실채권이 없는 깨끗한 펀드라고 해 이름 붙은 클린펀드는 1999년 대우 사태 이후 생겨난 신종 펀드다. 예금보험공사채 FRN을 저평가 초기 선점해 담은 결과로 당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종현 한국투자증권 매크로트레이딩 본부장은 올해 해외투자 부문 정비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이후 '채권딜링 최강자' 타이틀을 놓친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수년간 경쟁사 대비 서너배 수익을 내며 지속적으로 수익을 꾀하면서다. 운용본부 전체가 일관된 방향성을 따르는 '팀 어프로치' 방식을 통해 매해 공격적 투자전략을 거듭한 결과다.
 
한국투자증권에서도 달리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본부가 혼연일체돼야 한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그 어느 때보다 도전해야 할 것이 많은 올해라고 했다.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았던 지난해였기 때문이다. "상반기 벌어둔 만큼을 트럼프 쇼크로 깨먹었다는 심적인 부담이 큰데 조직 재정비도 해야하니까요. 하지만 생각을 마쳤습니다. 본부 재창단을 위한 분위기 파악은 여기까집니다. 머릿속에 리빌딩을 위한 밑그림을 다 그렸으니 이제 실행에 옮겨야죠."
 
다만 서둘러 좋을 건 없다는 설명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가겠다는 건데 다행히도 올핸 채권쟁이에게 가장 심심하고 편안할 1년이 될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매매차익보다 캐리가 지배할 것이란 전망이다.
 
"과거의 경험, 지난해 경험에 의해 오히려 변수 대입은 더욱 단단히 해뒀습니다. 시스템 정비가 덜 됐는데 상대적으로 맘이 덜 무거운 이유죠. 당장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도 않겠지만 안정적 성과를 낼 것으로 봅니다. 새 구성원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해외 영토 확장'…본부 인력 50% 확충
 
'해외투자 세팅을 완료하라'
 
오 본부장이 올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으로부터 받은 특명이다. 외화채는 물론 해외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등 해외 대체투자 역량 강화까지 주문한 것이다. 지난해 4조원 자본력을 갖춘 초대형 증권사가 됐고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진 만큼 키울 분야도 많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최대 격전이 벌어질 초대형 IB 경쟁에서는 특히 대체투자 확보 없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해외투자 부문을 구축하는 일이 올해 주어진 미션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의 IB 부문은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의 정상이니 역량 제고에만 집중한다면 해외 영토 확장에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수익원 다변화에 맞게 조직 확충에 나섰다. 총 15조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는 한국투자증권 매크로트레이딩본부. 20명이던 본부 인원은 30명으로 늘린다. 채권운용부와 FI운용부는 각각 10명이 꾸려졌다. 올 들어 내외부 충원으로 7명의 인력이 구축된 신설 해외투자운용부도 상반기내 10명을 채우는 게 목표다.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으로의 외연 확대를 위해 본부 전 직원이 모여 릴레이 토론을 가졌다.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방법 등 올해 운용할 큰 줄기를 잡는 일"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토론을 거쳐 만들어진 35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2017년 연간 전망에는 올해 무엇을 해서 수익을 낼지 고민이 담겼다. "올해는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은 상대매매대상,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러시아는 알파전략을 쓸 수 있는 곳으로 봅니다. 국제 정세가 복잡하지만 국내 시장은 더욱 녹록지 않습니다. 외화채권 부문의 수익성 확대는 갈 수밖에 없는 길입니다.연 두 차례의 연간전망회의를 가질 방침입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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