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차현정

초대형IB발 신용평가법 개정…증권가 초긴장

일부 신평사 업계 의견청취 절차…신용등급 하향 우려도

2017-03-24 11:48

조회수 : 1,83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증권업 평가방법론 수정에 속속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사들이 향후 신용전망 변경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외 거시경제 변수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우려 속에 증권산업 전반의 전망이 비우호적인데다 자산운용 손실 발생 가능성과 우발채무 현실화 리스크가 커져 자칫 신용등급 자체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긴장하면서다.
 
2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평가사들은 내달 시행을 앞둔 금융당국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에 발맞춰 종전의 증권업 평가방법론을 일부 수정,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기업 신용공여 한도를 확대하고 NCR 산출기준을 완화하는 등, 레버리지 규제를 피해갈 수 있게 제도를 마련했지만 신용평가사는 기존의 단순 레버리지비율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서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내달 13일까지 증권업 평가방법론 개정안에 대한 자본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을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한기평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변경된 평가방법론 평가요소를 추가 개선할 예정이다.
 
한기평은 신용등급 키를 맞추는 매핑(Mapping)을 다시 정리키로 했다. 증권업 사업항목 평가요소인 자기자본 규모의 AAA 매핑 구간 하한을 3조원에서 4조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작년 8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에서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신규 업무 범위가 차별화되고 향후 증권업이 자기자본 규모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한기평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증권업 평가방법론을 적용하는 개별 증권사의 신용등급 변동 여부는 추가 검토과정을 통해 이르면 오는 9월내 결정할 계획이다.
 
박광식 한기평 금융2실 평가전문위원은 "2월말 기준 총 24개 증권사에 증권업 평가방법론을 적용하고 있으며 모델등급과 신용등급과의 차이는 대체로 2노치(notch) 이내"라며 "이번 증권업 평가방법론 개정으로 개별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즉각적으로 조정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신평사들이 신용등급 조정에 서두르고 있는 만큼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추가 등급전망이나 신용등급 하향 조정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5월 '수정 증권산업 평가방법론'을 쓰고 있는 나이스신용평가와 달리 2014년 평가법을 적용하고 있는 한국신용평가의 기준 지표도 달라질 개연성이 커진 상황이다.
 
증권업계의 지난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비관적이었단 사실은 신용등급 하향 우려로도 이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의 경우 채무보증 규모가 자본총계 대비 높아 충당금 부담이 커지면서 압박을 받고 있다"며 "무엇보다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보유채권 평가손실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경계감은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변동한 증권사는 모두 6개사다. 등급 변동은 하향이 주를 이뤘는데 미래에셋대우와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은 각각 한국산업은행과 KB금융계열에서 매각됨에 따라 계열의 지원가능성 제거를 반영, 등급을 각각 1노치씩 하향조정했다. 반대로 KB증권은 현대그룹에서 KB금융그룹으로 편입됨에 따라 유사시 계열의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등급이 1노치 상향조정됐다.
 
유안타증권은 대주주 변경 이후 재무안정성 개선세를 반영해 후순위사채 등급을 BBB+(안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1노치 상향했고 장기신용등급이 A+(안정적), 단기신용등급이 A1이던 동부증권의 신용등급은 A+(부정적), A2+로, 한화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 A2+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각 사의 등급 조정은 영업위축과 함께 ELS 운용손실 등으로 이익창출능력이 저하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올해는 대형사 간 경쟁심화와 시장구도 재편 속에 대형사의 경우 리스크 프로파일 저하 우려로 등급 상향 가능성이 제한적이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영업환경 변동에 대한 대응능력, 리스크 관리능력에 따른 신용도 차별화가 심화될 전망"이라며 "등급 하향 압력이 강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 차현정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