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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호남의 압도적 지지 확인한 문재인, 본선 경쟁력도 높아져

"정권교체 열망에 대세후보 밀어준 것"…결선투표 없이 3일 후보 확정 유력

2017-03-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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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27일 더불어민주당의 19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호남지역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지역민심이 대세후보를 밀어주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민주당 호남지역 당직자는 이날 “호남 지역민들은 전통적으로 ‘될 사람을 찍는다’는 정서가 있다”며 “이번 경선에 참여한 경선인단도 그런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역대 최고인 50%를 돌파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인 문 전 대표로의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호남지역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문 전 대표의 득표전략도 경선일자에 가까워질수록 한층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지난 23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전북공약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표는 호남경선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욕심 같아서는 호남에서부터 압승을 거둬서 조기에 더민주 후보로 사실상 빨리 결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직전까지 ‘문재인 대세론’에 선을 그어왔던 것과 달리 새 정부의 과제를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으로 꼽고, 이를 위해 국민의 압도적 지지가 필요함을 내비친 것이다. 이러한 문 전 대표의 발언이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호남경선 정견 발표에서도 문 전 대표는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원천”이라며 “2012년 호남의 좌절과 분노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다시는 호남에 좌절을 드리지 않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문 전 대표는 광주(91.97%)와 전북(86.25%), 전남(89.28%) 등 호남지역 모두에서 90%를 넘나드는 지지를 받았었다.
 
호남에서 문 전 대표의 압승은 다가오는 본선 국면에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5~26일 국민의당 호남 경선에 당초 예상치의 두 배에 육박하는 9만여 명이 참여하고,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당 후보로 일찌감치 굳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호남에서의 문 전 대표에 대한 높은 지지는 당 내 일각에서 내놓던 ‘대선 본선에서 문 전 대표로는 불안하다는 호남 민심이 표출된 것’이라는 주장을 일거에 해소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예비경선만의 문제가 아니다. 본선에서도 호남 민심은 한 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전 대표의 이른바 ‘전두환 표창’ 발언도 호남지역 표심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 직후 호남 지역 언론에서는 관련 보도가 거의 나오지 않은 가운데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에서 공세를 퍼부은 것이 오히려 문 전 대표 지지층 결집으로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이날 리얼미터의 발표를 봐도 3월 넷째 주 광주·전라 지역 문 전 대표 지지율은 지난 주 대비 6.0%포인트 상승한 43.1%을 기록했다. 전두환 표창 발언 직후 호남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던 것을 회복하는 모양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이 ARS·인터넷 등을 통해 투표에 참여할 선거인단을 사전 모집하는 방식을 취한 것도 문 전 대표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대비 민주당 지지층에서의 문 전 대표 지지율이 10%포인트 가량 높게 나타나는 것이 호남 경선 결과로도 이어졌다는 것이다. 예상을 깨고 안 지사가 근소한 차이로 이 시장을 누르고 호남지역 지지율 2위를 기록한 것도 그간 실시된 민주당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 결과와 궤를 같이한다.
 
이날 경선 결과가 이후 전국에 퍼져있는 호남 출신 선거인단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결선투표 없이 내달 3일 대선후보가 정해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호남경선을 마친 민주당은 충청(27·28일 ARS 투표, 29일 대의원 순회투표), 영남(29·30일 ARS 투표, 31일 대의원 순회투표일), 수도권·강원(31일~4월2일 ARS 투표, 3일 대의원 순회투표일) 순으로 남은 경선일정을 진행한다. 3일까지 진행되는 전국 순회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내달 4~8일 1·2위 후보를 상대로 부문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가 열린 27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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