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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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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까지 기웃거리는 제3지대…김종인 출마? 킹메이커?

명분없는 명망가 중심으로 전망 어두워…'개헌' 고리로 안철수 지지가능성

2017-03-2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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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19대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3지대 인물들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표로 확인된 만큼 이를 저지하기 위한 이들의 정치적 결정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의 결정을 시작으로 ‘반문(문재인) 연대’를 위한 ‘빅텐트’가 형성될지가 이번 대선의 최대 관심사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29일 전격 회동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조찬을 하며 향후 ‘반문 연대’를 위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대선 출마설이 나도는 제3지대 인물들이다.
 
정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가 이래 가지고는 안 되겠다. 좀 더 잘 만들기 위해 정치구도, 지형이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화합과 통합으로 가야 한다. 통합정부·공동정부·화합정부를 하는 것에 대해 한 번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통합보다 적폐청산을 강조하는 문재인 후보와 분명히 결을 달리하는 모습이다.
 
제3지대 인물들의 선택지는 크게 2가지로 예상된다. 독자 세력을 형성해 대선에 직접 출마하는 경우와 확실한 ‘반문 연대’ 세력 형성을 위해 가능성 있는 후보를 지원하는 경우다. 현 상황에서 그나마 문 후보와 양자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있는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밖에 없다.
 
먼저 독자 세력을 형성해 직접 대선에 출마할 경우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칠 가능성이 높다. 최근까지 현역 의원이었고, 민주당 내 비문(문재인) 세력을 이끌 수 있는 힘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비문 의원들이 얼마나 김 전 대표를 지원하냐다. 이날 민주당 최명길 의원이 김 전 대표를 돕겠다며 당을 탈당했지만, 더 이상의 동조자는 나오기 힘든 분위기다.
 
정 전 총리와 홍 전 회장이 김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 줄지도 아직 미지수다. 홍 전 회장은 이날 회동 직후 기자들의 눈을 피해 자리를 급하게 떠난 것이나, 물리적으로 시간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김 전 대표가 잇단 밥모임만 할 뿐 아무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것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들이 판을 한번 흔들려고 하는 것인데, 왜 문재인은 안 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남경필이나 유승민보다 더 호응받기는 힘들 수 있다”며 "이 사람들이 필요한지 안 필요한지는 각당의 후보들이 결정할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독자 세력화보다는 개헌을 고리로 반문 연대의 키를 쥐고 있는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 및 지지선언을 계획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선택지인 안 후보가 개헌까지 받아들일 경우 연대 및 지지선언에 대한 명분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기태 한국공유정책원장은 “세 사람이 다 후보군이었는데 최근 이야기가 좀 바뀌면서 킹 메이커 역할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개헌을 고리로 안 후보와 협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특히 “안 후보가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박지원 대표가 여기저기 사람을 많이 만나고 다닌다는 점에서 향후 연대를 위한 투트랙 전략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제3지대 세력과 김 전 대표를 지원하는 민주당 내 반문 세력까지 안 후보와의 연대를 형성할 경우 19대 대선 판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여기에 아직까지 서로에게 요구하는 조건들이 있지만 합리적 보수라 평가할 수 있는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까지 단일화 논의에 합류할 경우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자유한국당 후보는 극우 보수 이미지를 씌워 발을 묶어 놓고, 문 후보와 크게 한판 판을 벌릴 수 있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안 후보의 의중이다. 자칫 자강론을 버리고 ‘반문 연대’를 위한 단일화 논의에 나설 경우 오히려 지지율이 빠질 수 있다. 더욱이 바른정당과의 단일화로 호남 민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안 후보가 제3지대가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헌을 수용할지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용철 부산대 정치학과 교수는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개헌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안 후보가 책임 총리 등으로 설득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오른쪽)과 정운천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소공동 롯데 호텔에서 조찬 회동을 마치고 호텔을 나서고 있다. 이날 자리를 함께 했던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비상계단으로 호텔을 빠져 나갔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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