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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항공업계 FSC·LCC, 배당서 엇갈린 주주 희비

배당에 인색한 대형사 반해 LCC 연이은 배당 행진

2017-03-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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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항공업계 주주들의 희비가 배당에서 엇갈렸다. 여행수요 증가와 저유가 기조 속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쏟아냈지만, 경영 및 자금난을 이유로 대형사(FSC)는 수년째 무배당을 고수했고 알짜 저가 항공사(LCC)들은 연이어 배당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제주항공(089590)과 에어부산은 나란히 주당 500원의 주주배당을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주 배당을 의결하며 상장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배당을 실시했고, 비상장사인 에어부산 역시 3년 연속 주주 배당을 이어갔다. 양사 시가배당율은 1.9%이다.
 
이는 국내 양대 항공사로 꼽히는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이 각각 6년, 8년 연속 무배당을 고수해 온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조12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6.9% 증가한 수치인 데다 6년만에 1조원대 영업이익 복귀 소식에 주주들 역시 배당에 대한 희망을 품었지만 결과는 무배당이었다.
 
환차손과 한진해운 지원에 따른 5913억원 규모 당기순손실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주주들을 달랬지만 9.5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 치곤 인색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올해 배당을 실시한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7.81%, 8.75씩이다.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배당을 할 수 있는 요건조차 갖춰지지 않았다. 지난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기존 실적 악화분 반영으로 상법상 배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항공업계 배당을 두고 FSC와 LCC 주주간 희비가 교차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배당을 이어간 LCC에 반해 대형사는 수년째 무배당 기조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사진/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흑자를 기록하더라도 재투자를 통한 장기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해 무배당 결정을 할 순 있지만, 연이은 무배당은 주주 투자의지 하락과 증권 시장 전체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역사가 짧은 LCC들이 적극적으로 배당에 나서는 반면, 장기 주주가 많은 대형사들이 배당에 보수적인 성향을 유지하는 것은 주주 충성도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될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유독 배당에 인색한 국내 대기업의 문화는 국내 장기 주주는 물론, 해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결과를 야기하게 되는 만큼 기업들이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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