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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3주기, 눈물바다 된 안산 합동분향소

2017-04-1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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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이한 16일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 앞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끝없이 이어졌다. 헌화 후 눈앞을 가득 채운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마주한 몇몇 시민들은 고개를 숙이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조문객들 중에는 유독 앳된 모습의 중·고등학생들 눈에 띄었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여고생 이민지(17·여)양은 "그냥 가슴이 너무 먹먹하고, 미안해요"라며 "안 울려고 해도 언니 오빠들 사진을 볼 때마다 눈물이 그냥 흘러요"라고 말했다. 경기도 양평에서 왔다는 여고생 원보연(18·여)양은 "철저한 진상규명이 돼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유가족분들이 너무도 힘드실 텐데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원도 원주 육민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배수빈(17)군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배군은 "세월호는 원래 상지여고에 다니던 저희 친누나가 탈 뻔했던 배다. 그래서 더 남다르다"며 "(세월호를) 단원고에서 먼저 예약을 해서 참사 당일 누나는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슬픔에 잠겨 계실 유가족분들이 하루빨리 기운 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평화의 나무 합창단'에서 활동 중인 이모(61·여)씨는 "유가족분들은 우리 시민들이 끝까지 옆에 있을 거니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충남 홍성에서 올라온 김삼규(53)씨는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매일 오후 4시16분에 맞혀둔 알람이 울린다”며 “세월호 참사의 7시간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박혜진 아나운서 사회로 진행된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 추모제에는 주최 측 추산 2만여명(경찰 추산 800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했다. 아울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롯해 안철수·유승민·심상정 등 각 당 대선후보들이 자리했다. 하지만 이날 만난 시민 중 몇몇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해 차기 정부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전북 전주에서 올라온 김명수(34·여)씨는 "세월호에 대한 마음의 짐 같은 게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처음 오게 됐다"며 "앞으로 진상규명에 대해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기대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정치인들은 세월호를 이용해 정치 세력화하려는 걸로 보이고, 진심으로 반성하거나 정책에 반영하는 진실된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모(49·여)씨 역시 "차기 정부에서 확실하게 밝혀주셨으면 좋겠는데, 진심이 안 느껴진다"며 "(세월호가) 또다시 묻혀버릴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전명선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저희 가족들과 안산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회복과 권리를 되돌려 달라"며 "304명 희생이 우리 사회가 가르쳐준 교훈을 지키는 것이 절박한 사명이자 유일한 희망"이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이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는 그저 세월호를 덮으려로 했다"며 "정권교체로 들어설 새 정부는 다르다. 모든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3주기 추모제는 이소선 합창단과 단원고 5기 졸업생들의 성악 앙상블, 가수 안치환 공연, 함민복 시인의 시 낭송 등으로 무대가 꾸며졌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이한 16일 오전 헌화를 하기 위한 시민들이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 앞에 줄 서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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