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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취임 10년' 이석구 대표와 스타벅스의 질주

몸에 벤 현장 마인드와 현지화 전략…'1조 커피회사' 이끌어

2017-04-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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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레드오션' 시장으로 접어든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하 스타벅스코리아)가 홀로 독주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10년째 스타벅스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석구 대표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 스타벅스코리아는 18년 만에 전국 70여개 도시, 1000개가 넘는 매장을 오로지 직영체제로 운영하는 국내 최대 커피 전문 기업이 됐다. 1호점 당시 40명이었던 직원은 1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엔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어지간한 식품회사 못지 않은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국내에 상륙한 건 18년 전의 일이다.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이 유학시절 즐겨찾던 스타벅스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신세계와 스타벅스 본사가 절반씩 지분을 투자했고 현재까지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성장 뒤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석구 대표가 있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삼성코닝,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이마트, 조선호텔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일했다.
 
이 대표가 스타벅스의 수장이 된 것은 2007년 12월이다. 올해로 10년째 스타벅스의 수장 자리를 지키며 신세계 계열사 대표 중 가장 오랜기간 연임 중이다. 스타벅스가 국내 진출한 이후 이 대표 부임 전까지 7년간 대표가 3번이나 교체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 대표의 뛰어난 경영수완과 역량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 이 대표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수장으로 재직한 지난 10년간 스타벅스 매장수는 4배, 매출은 7배, 직원수는 240배 이상 증가했다.
 
이 대표는 취임한 후 IT 운영 혁신과 디지털 마케팅 강화, 서비스 및 제품 현지화 노력, 일자리 창출, 사회책임 경영 강화 등 다양한 경영 성과를 이끌어 내 스타벅스를 커피전문점 업계 리더로 올려놨다. 또 최근에는 불황에 1인 가구가 급증하며 편의점을 중심으로 저가 커피 공습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는 다른 경쟁사와 달리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현장경영'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6000회가 넘게 매장을 찾았다. 매주 이틀 이상은 현장을 찾아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있다. 파트너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최근에는 예고 없이 매장을 찾아 매장 운영 상태를 체크하고 매장이 바쁠 때는 직접 커피를 제조하거나 청소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이같은 현장경영을 통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성공사례로 이끌기도 한다. 실제 이 대표 주도로 국내에서 선행 도입해 미국까지 건너간 시스템들도 상당하다. 지난 2014년 5월 한국에서 론칭한 '사이렌 오더'가 대표적인 예다. 모바일 앱을 통해 매장 반경 2km 내에서 사전 주문하는 이 시스템은 미국에서 같은해 12월 '모바일 오더&페이'라는 이름으로 시범 도입돼 다음해 9월 미국 전 지역으로 확대됐다. 본사가 있는 미국 현지에서도 한국 스타벅스의 돋보이는 성장세와 현지화 전략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 대표는 취임한 후 10여년간 미국 본사의 노하우와 한국적인 특수성을 결합한 마케팅 전략들을 선보여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덕분에 스타벅스 본사에서 상당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모든 매장이 직영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이 대표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바로 적용될 수 있다는 태생적 강점도 한 몫했다.
 
이 대표는 올해 고급화 글로벌 전략에 맞춰 '커피 포워드 스토어(Coffee Forward Store)'를 적극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디자인과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이는 등 스타벅스만의 차별성을 유지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새로움과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코리아는 이석구 대표 취임 전과 취임 후 완전히 다른 기업문화와 전략으로 고속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라며 "'스타벅스'라는 글로벌 브랜드파워에 안주하지 않고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을 펼친 것이 시장 포화 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경쟁 브랜드와 비교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이석구 대표가 임직원(파트너)들을 격려하기 위해 매장을 깜짝 방문해 직원들을 위해 커피를 만드는 모습. 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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