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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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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KT도 10대그룹 재진입…한진, 한진해운 여파에 추락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자산 분석…빅4 체제 붕괴로 재계 15년만에 지각변동

2017-04-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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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롯데의 사상 첫 4대그룹 진입 이외에도 KT가 10대그룹 재진입에 성공하고, 한진은 한진해운 여파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재계 순위의 일대 변혁이 예상된다.
 
17일 <뉴스토마토>가 올해 4월1일 기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의 공정자산(2016년 4분기 개별회계 기준, 4분기 수치를 확인할 수 없으면 이와 가장 가까운 시기의 실적을 이용)을 분석한 결과, 10대 기업집단은 삼성·현대차·SK·롯데·LG·포스코·GS·한화·현대중공업·KT 순으로 나타났다. 10대그룹의 계열사는 598개, 공정자산은 총 1259조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계열사는 5곳 늘었고, 자산은 51조1280억원 증가했다.
 
롯데, 사상 첫 빅4 진입…KT도 10위권 재진입
 
단순 외형만 보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10대그룹은 여전히 부를 쌓아가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끊임없는 격변이 거듭됐다. 먼저 10대그룹 내에서 순위가 올랐거나 새로 10위권에 진입한 곳은 롯데(5위→4위)와 KT(11위→10위) 등 2곳이며, LG(4위→5위)와 한진(10위→13위) 등은 순위가 내렸거나 10위권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그간 재계에서 LG와 한진이 가진 상징성 탓에 '지각변동'에 비유된다. LG가 빅4에서 밀려난 것은 1987년 공정위가 기업집단을 지정하기 시작한 후 처음이다. 한진은 2008년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 인수 등 사세를 확장하면서 잠시 재계 11위로 밀려난 적은 있었지만, 13위까지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한진은 1980~90년대 줄곧 재계 5위권을 지켰으며, 2000년대에도 10위권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올해는 10대 기업집단 안에서 순위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재계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공정위는 오는 5월 초 공식적으로 2017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을 지정한다.  
 
사진/뉴스토마토
 
10대그룹만 살펴보면, 삼성(계열사 60곳, 공정자산 363조1910억원)은 부동의 재계 1위를 지켰다. 지난해보다 계열사가 1곳 늘었고, 자산은 무려 14조9650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 2001년 이후 17년째 재계 1위다. 현대차(53곳, 218조555억원)는 지난해보다 계열사는 늘지 않았지만, 자산은 8조8610억원 증가했다. SK(95곳, 170조6220억원)는 계열사가 9곳, 자산은 9조7740억원 늘었다. 4대그룹 진입에 성공한 롯데(90곳, 110조9700억원)는 계열사는 지난해보다 3곳 줄었지만 자산은 7조5350억원 늘며 빅4의 위상을 갖췄다.
 
반면 LG(계열사 68곳, 공정자산 110조6620억원)는 같은 기간 계열사가 1곳 늘었지만 공정자산은 4조8130억원만 증가, 롯데에 3080억원 차이로 빅4에서 밀렸다. 라이벌 삼성과 함께 한국 전자업계를 주도하며 재계 터줏대감으로 자리한 LG의 추락은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질주하며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 사이 LG전자는 글로벌 5위권 밖으로 밀렸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모바일 사업에서만 1조259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6위부터 9위까지는 지난해와 같이 포스코(38곳, 78조1810억원), GS(69곳, 61조9690억원), 한화(61곳, 58조5040억원), 현대중공업(26곳, 54조3460억원) 순으로, 순위 변동이 없었다. 10위는 KT로(38곳, 32조650억원)로, 2008년 이후 9년 만에 10대그룹 재진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재계 순위는 12위였다. 지난해 10위였던 한진(34곳, 29조3230억원)은 한진해운 파산으로 지난해보다 계열사는 4곳, 자산은 7조200억원 줄었다. 한진해운을 욕심내며 품에 안았지만 글로벌 시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후유증만 남겼다.
 
10위권 밖에서는 두 계단 상승한 신세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롯데와 함께 유통재벌로 꼽히는 신세계(36곳, 31조2650억원)는 지난해보다 계열사는 2곳, 자산은 2조1000억원 증가하며 재계 11위에 안착했다. 신세계는 지난 1997년 삼성에서 분리된 후 2000년 계열사 10개, 공정자산 2조7230억원으로 재계 29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후 17년 만에 계열사는 3배, 자산은 11배 넘게 늘면서 재계 10위권을 넘보는 위치에 올랐다. 신세계는 삼성에서 분가한 새한, 한솔, CJ, 보광 등 '범삼성가' 중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집단이 됐다.  
 
영원한 1위는 없다…현대왕국의 몰락과 대우의 해체
 
기업집단은 '동일인이 사실상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의 집단'으로 정의된다. 공정위는 매년 동일인의 지분율과 지배력을 기준으로 기업집단과 그 범위(계열사)를 규정해 발표한다. 이때 순위는 공정자산을 기준으로 하며, 기업집단 순위는 우리나라의 재벌 순위로 공인되고 있다. 공정위는 1987년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고 기업집단을 규정하기 시작했으며(당시는 경제기획원 산하), 직전연도 회계를 적용해 자산과 매출액, 부채액, 당기순이익, 계열사 수 등을 집계한다.
 
1987년 처음 10대 기업집단에 선정된 것은 현대와 대우, 삼성, 럭키금성(지금의 LG), 쌍용, 한진, 선경(지금의 SK), 한국화약(지금의 한화), 대림 등이었다. 이때부터 1991년까지는 현대와 대우, 럭키금성이 빅3를 형성했다. 삼성은 당시에는 만년 4위에 그쳤다.
 
하지만 1999년 말 외환위기(IMF)와 2000년대 초 현대가(家)의 분리를 겪으며 재계는 요동쳤다. '세계경영'을 외쳤던 대우가 공중분해됐고, 영원할 줄 알았던 현대왕국은 두 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을 겪으며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현대 등으로 쪼개졌다. 현대가 내놓은 왕좌는 삼성이 차지했다. 만년 4위였던 삼성은 전자와 반도체의 힘으로 재계 1위에 등극한 뒤 스마트폰 사업에서 승승장구하며 2017년까지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고 독주하고 있다.
 
2003년을 기점으로 재계는 삼성, LG, SK, 현대차, KT, 한진, 롯데, 포스코, 한화, 현대중공업 등 10대그룹 체제로 구축된다.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처럼 깜짝 10위권에 진입한 경우는 있었지만, 10년 넘게 10대그룹의 아성은 계속됐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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