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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비뇨기계 질환 둔갑한 '포경수술' 보험사기 적발

청주 지역 보험대리점들, 부모들에게 가입유도…수술비 특약 보험금 노려

2017-04-1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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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일반 포경 수술을 비뇨기계 질환으로 둔갑해 수술비 특약 보험금을 타낸 보험사기행각까지 나타났다. 관련 손해보험사들은 이같은 사기행각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충북 청주 지역의 한 보험대리점을 중심으로 이뤄진 10억원 대의 포경수술 보험사기건을 적발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다.
 
문제가 된 보험대리점 설계사들은 자녀가 포경수술을 하면 50만원에서 최고 3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며 부모들에게 다수의 보험가입을 유도했다. 일반적인 포경수술은 의료보험은 물론 민간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이들은 비뇨기계 질환이나 염증 등 질병일 경우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보험대리점 설계사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포경수술도 수술비 특약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아 일부 설계사들이 수술비 특약을 빌미로 자녀보험을 다수 가입시킨 경우가 있다"며 "의사에게 질병 코드를 받아야 보장이 가능한데 질병 코드를 받지 못해 보험금을 못 받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장기보험 상품에는 수술비 특약이 있다. 수술비 특약은 사전에 수술마다 보장 금액을 정해놓고 가입자가 수술을 받게 될 때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수술 종류를 수술비용, 난이도 등에 따라 1~5종으로 나누고, 종류에 따라 수술 1회당 50만원에서 300만원의 정해진 금액을 보장한다. 일반적으로 성형수술이나 피부과 시술 등 미용 목적상의 수술은 수술비 보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에 적발된 보험사기범들은 실손보험의 경우 중복 보장이 되지 않지만 수술비 특약은 중복 보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고객을 현혹시켜 다수의 보험에 가입 시킨 것이다.
 
이번 사건은 흥국화재(000540)를 중심으로 보험사의 SIU(보험사기특별조사반) 직원들이 직접 적발해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자녀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현대해상(001450), 메리츠화재(000060) 한화손해보험(000370) 등이 피해 보험사다. 이번 사건은 의사의 진료 코드가 질병으로 나와야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의사들의 보험사기 가담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기에 의사들이 의도적으로 가담해 질병 코드를 발부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부분이 중요한 사항"라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의사들의 가담 여부도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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