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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향

결혼식 축의금으로 9만원 내면 안되나요?

2017-04-18 15:37

조회수 : 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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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친구들의 결혼식에 간 횟수는 세 번이다. 첫 번째 결혼식엔 10만원, 두 번째와 세 번째 결혼식에 9만원을 냈다. 의도한 건 아니었다. 10만원을 내려고 했는데 식장을 가던 중 어쩌다 축의금을 조금 써버렸다(사실 택시비로 썼다). 한 번 9만원을 내게 되니 다음번에 또 9만원을 내게 됐다. 이 이야기를 친구에게 했더니 나에게 양아치라고 했다. 나는 정말 양아치일까?!


축의금은 관습적으로 3/5/7 홀수로 낸다. 이는 음양오행과 관련되는데 양은 홀수, 음은 짝수라 하여 홀수를 길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아니면 10단위로 꽉 채운 숫자를 낸다. 적절한 축의금 액수로는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0~30대 미혼남녀 4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5만 원 이상~7만원 미만이 58%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3~5만원(25%), 7~10만원(6%) 순이었다. 9만원은 홀수이고 축의금으로 적은 액수도 아니라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축의는 돈으로 하는 것도 아니었다. 혼례를 치를 때 필요한 노동력이나 곡식, 술 등을 제공하며 형편에 맞게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시대가 지나면서 웨딩플레너에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를 맡기고 예식장 비용만으로 평균 2천만원에 달하는 결혼식 문화가 자리 잡게 됐다. 괜히 축의금 봉투에 편지를 넣거나 예상보다 적은 액수를 넣으면 욕먹기 딱 좋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다음에는 꼭 10만원을 내기로 결심했다. 9만원이라는 액수 때문에 결혼하는 친구가 우리의 우정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도 싫고 새로운 인생의 서막을 여는 사람에게 서운한 감정을 안겨주는 것도 싫어서다. 애들아 9만원 내서 미안해! 집들이 갈 때 좋은 선물 사들고 갈게~!! (월급이 오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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