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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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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칼럼)척하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

2017-04-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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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부 최용민 기자.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19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이 각 후보들을 검증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그들의 발언을 살펴보는 것이다. 후보들이 평소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인격을 갖추고 있는지 그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대략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때문에 각 후보들은 자신들의 발언에 신중을 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인상적인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각인되기를 원하기도 한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 중에서 유독 말로 먹고 사는(?) 후보가 한 명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사실 말로 정치를 해온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지자들은 ‘사이다’, 상대편은 ‘막말’이라고 평가하는 홍 후보의 말은 어디를 가나 화제가 된다. 홍 후보의 발언을 ‘사이다’라고 평가하는 보수층의 지지로 한국당 대선 후보까지 됐으니, 그의 말이 그를 구덩이로 이끌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의 인격이 고스란히 표출되는 발언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말들은 지지자들도 ‘사이다’ 발언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홍 후보는 지난 18일 공개된 YTN플러스 대선 모바일 콘텐츠 ‘대선 안드로메다’에서 집안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성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이어갔다. 자신은 집안일 안한다며 설거지 등 가사 노동은 여자가 하는 일이고, 그것은 하늘이 정해놨다고 발언했다. 비판이 이어졌고, 많은 사람들은 귀를 의심했다.
 
홍 후보는 결국 19일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토론회에서 이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계속된 추궁과 사과 요구에 결국 수용한 것이다. 본인도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국민들은 이제 홍 후보가 사과했으니 문제는 끝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특히 보수층에서는 더 이상 문제 삼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차별적 발언을 한 것도 문제지만, 사실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기 위해 내놓은 홍 부호의 해명도 문제인 것은 마찬가지다.
 
홍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기 전에 “스트롱맨이라서 세게 보이려고 그렇게 이야기했다. 실제로 설거지 다 한다”고 해명했다. 이번 발언도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홍 후보는 항상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의 아베 총리처럼 이 시대는 스트롱맨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 자신이 ‘스트롱맨’이기 때문에 자신을 찍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강하게 보이려고 이런 발언했다는 해명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홍 후보 자신은 원래 ‘스트롱맨’이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것인가. 이래저래 말만하면 문제가 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홍 후보가 이야기했듯이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등은 모두 강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시대적 요구라면 강한 지도자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어떤 국민들은 지금과 같은 혼란의 시대를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강한 지도자가 등장할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한다. 백번 양보해서 그렇게만 된다면 그런 지도자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강한 척하는 지도자는 그 어느 시대에서도 절대 필요한 인물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척하는 지도자보다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최용민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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