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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로켓배송 혁신' 김범석 쿠팡 대표, 재무 구조 악화 '위태위태'

매출 68.8% 증가에도 불구, 비용 증가에 따른 손실 확대

2017-04-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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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소셜커머스에서 이커머스업체로 재편한 쿠팡이 지난해 늘어난 매출액에도 불구 손실규모가 커지면서 부채가 늘어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이는 자체 배송망인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지난해 축구장 102개 크기(73만m²)의 대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데 든 비용 때문이다. 로켓배송은 김범석 쿠팡 대표가 자체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만들어낸 획기적인 서비스다. 소비자들에게 물류시스템의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인기를 끄는 동시에 쿠팡의 재무 구조 악화를 가져온 양날의 검이 됐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9159억원으로 전년(1조1337억원) 대비 무려 68.8%나 증가했다. 영업손실액은 5652억원으로 전년(5479억원)보다 손실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5261억원에서 5618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쿠팡
 
이 같은 영업손실은 인건비, 물류비, 지급 임차료, 감가상각비 등 급격한 비용의 증가 때문이다. 로켓배송 확대에 따른 배송인력 확대와 직간접 물류관련 비용 증가가 주 원인이 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재고자산의 매입 비용으로 1조5332억3800만원을 사용해 전년(9907억1200만원)보다 약 약 5400억원 가량이 늘었다. 인건비는 5664억원을 써 전년(3627억원)보다 약 2000억원이 늘었다. 운반 및 임차료는 2015년 983억4300만원에서 1293억5800만원으로 늘었다. 감가상각비는 지난해 411억8500만원이 나와 2015년(191억5800)보다 약 220억이 늘었다.
 
지난해 결손금 급증으로 자기자본이 4244억원에서 3181억원으로 줄면서 부채비율도 크게 늘어났다. 쿠팡은 2년 연속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결손금이 6468억원에서 1조2086억 원으로 86.9% 증가했다.
 
이처럼 매출 증가에도 손실이 늘어난 이유는 자체 배송망인 로켓배송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4년 처음으로 선보인 로켓배송은 자체 물류시스템으로 제품을 직매입해 자체 차량과 배송담당자 쿠팡맨이 24시간 안에 물건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이다. 물품을 직매입해 전국적으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자체 차량, 배송 담당자들을 고용하면서 인건비, 운반 및 임차료 등 대규모 비용의 증가를 가져왔다.
 
쿠팡의 로켓배송을 만든 김범석 대표는 하루만에 도착하는 빠른 배송과 가격 파괴를 내세우며 유통업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쿠팡에 1조원을 투자한 이유도 로켓배송의 혁신성을 높이샀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사업 초기에 시행했던 ‘7일 내 100% 환불 정책’, ‘미사용 쿠폰 환불제’ 등도 호평을 받았다. 
 
 
쿠팡 '로켓배송'의 배송담당자 쿠팡맨이 제품을 들고 있다. 사진/쿠팡
 
이에 힘입어 국내 소셜커머스업계 선두였던 티켓몬스터를 제치고 2014년 업계 1위를 차지했고 소셜커머스에서 출발한 업체가운데 최초로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공격적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이 ‘쿠팡 위기론’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해 73만m²(약 22만평)규모의 물류인프라를 구축했고, 로켓배송 가능지역을 전국 100%가 되도록 확장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얻은 의도적인 적자이다. 올해도 투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쿠팡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배송을 확대하며 물류에서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나 수도권에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방으로 권역을 확대할 경우 고정비의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보다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에서도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은 효율성이 낮은 자체 물류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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