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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돋보기)"장애등급제 숙원 풀고, 예산 확대"…'구체성 부족' 혹평

문·안 "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유 "장애예산 OECD 수준으로"

2017-04-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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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20일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대선후보들도 장애인 권익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장애계의 요구에 가장 폭넓게 호응했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이날 별도의 장애인 공약 발표 시간을 마련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장애등급제 폐지를 장애인 복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현재의 경직적인 장애등급제 체계를 개인별 특성과 환경을 고려한 종합적 판정체계로 개편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장애등급제 같은 경우는 사람에게 등급을 매겨서 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비인간적인 제도"라며 "폐지를 요구하는 장애계의 목소리가 굉장히 컸던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부양의무제의 단계적 폐지 역시 두 후보의 공통분모다. 부양의무제는 자신을 부양할 가족이 있는 장애인에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적용을 제한해 이들의 자립을 막고, 심한 경우 친족 간 살인사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개선 요구가 컸던 내용이다. 문 후보는 이를 탈시설 장애인에게 우선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는 ▲장애인 임대주택 확충 ▲자립지원금 지원 ▲장애인건강주치의 ▲장애복지예산 매년 점진적 확대 등을, 안 후보는 ▲2018년부터 소득하위 50대 대상 기초급여 30만원으로 인상 ▲중증장애인 단골의사제 도입 ▲장애인 건강검진 확대(만40세→만20세) 등을 각각 공약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공약의 범위와 구체성면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당사자들의 요구를 더 폭넓게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 후보는 ▲대통령 직속 '장애인특별위원회' 설치 및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국단위 격상·독립 ▲GDP 대비 장애인 예산(현재 0.61% 수준) OECD 평균(2.19%) 이상으로 대폭 확대 ▲장애인근로자 최저임금 보장 ▲장애인 의무고용률 5% 달성(정규직 채용 권장) ▲장애인 연금 수급대상자 중증장애인 소득하위 80%까지 확대, 기초급여액 최대 10% 인상 ▲장애인 주거비 부담 완화 등을 약속했다.
 
전국 1415개 장애인단체는 최근 '2017대선장애인연대 장애계 요구 공약집'을 만들어 ▲OECD 국가 평균 장애인복지예산(GDP 대비 2%) 확보 ▲장애인 근로자 최저임금 보장제도 도입 ▲중증장애인 대상 우선 고용정책 수립 ▲장애인연금 인상 및 대상 확대 ▲장애인 안전 및 재난관리를 위한 전담부서 설치 등 총 15개 항목에 대한 제도적 개선을 요구했다.
 
2017대선장애인연대는 각 후보별 공약에 대한 <뉴스토마토>의 평가 요청에  문 후보는 전체 15개 요구 사항 중 3개, 안 후보는 2개, 유 후보는 7개를 공약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연대는 문 후보에 대해 "주요 5대 정책의 구체성이 미흡하며, 장애인건강주치의 및 장애인보건의료센터 도입 등 법령 개정에 따른 시행예정사항을 정책으로 언급했다"며 "전체 장애인 정책 역시 구체적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보건복지 8대 영역 내 장애인 분야는 일부 포함에 그쳤으며 장애인 정책 분야별 요구 공약 및 필요 정책에 대한 재점검과 구체적 반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애계 요구에 가장 높은 호응도를 보인 유 후보에 대해서는 "후보만의 장애인정책 고민과 준비성 부족을 반증하는 것으로 장애인 정책에 대한 정치성과 비전을 지속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대는 이날 발표된 대선후보들의 장애인 정책방향에 대해 "장애등급제 및 부양의무제 폐지, 자립지원 강화 등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긍정적이지만 공약별 구체적 방법과 목표, 재원조달 방안에서 구체성이 부족하다"며 낮은 점수를 줬다.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장애인 차별철폐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19대 대선 후보자들을 향해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등 3대 적폐 청산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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