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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

"이 브라우니 먹으면 나랑 사귀는 거다"...영화 속 이 대사는 “연애 강요”일까?

2017-04-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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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동국대학교 총학생회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시한 글이다.





“이 브라우니 먹으면 나랑 사귀는 거다?"



이 문구는 영화 속 대사 중 한 문구다.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에서 정우성이 손예진에게 날렸던 작업멘트를 홍보문구로 패러디한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에 “연애강요이며 무성애자의 존재를 지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그 누군가를 비난하지는 않겠다. 그것이 그 사람의 생각이고, 그 사람의 가치관이기에…. 그러나 그 한 사람의 이의제기로 인해 우리는 봄에 당연하게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이제는 조심스럽게 생각해야한다. 



홍보사의 주체가 어디인지는 모르겠고, 홍보사를 대변할 마음도 없다. 그러나 캠퍼스의 낭만, 봄이 가지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나름의 고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 문구를 택한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브라우니를 먹는다고 정말로 사귀는 것일까? 그들처럼 진지하게 접근한다면 일단 사귈 주체가 없다. 이 마케팅은 한 과자회사가 대학교 축제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사실상 과자를 나눠준 과자회사가 소비자에게 그런 소리를 한 것인데, 그 브라우니를 먹는다고 해서 형태도, 주체도 없는 ‘과자회사’랑 사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적어도 일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 중에는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준다고 해서, 그것이 강요라고도 할 수 없다. 과자를 먹느냐, 마느냐의 선택권은 전적으로 과자를 받은 사람에게 있다. 카피의 모티브가 된 '내머리속의 지우개'에서도 정우성이 "이거 마시면 나랑 사귀는거다"라고 말하자 손혜진이 "안마시면?"이라 묻지 않는가. 불합리한 선택지를 주고, 정해진 하나의 답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강요’이지, 과자 하나 때문에 ‘강요’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과자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과자를 조건으로 사귄다고도 볼 수 없다. 자신을 생각하는 마음이 자그마한 과자로 표현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과자를 먹는 것을 조건으로 생각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인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말이 100%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 브라우니 먹으면 나랑 사귀는 거다"라는 문구가 누군가의 주장처럼 연애강요이며 무성애자의 존재를 지우는 것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영화속 명대사 패러디인지, 실제로 그러한 의도인지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과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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