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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분리형 공모 BW 컴백 2년, 발행 '러시'

회사채와 기업주식 따로 거래 가능…"작년보다 3배 이상 폭증할 것"

2017-04-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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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연초 이후 국내 발행된 분리형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규모가 지난해 발행 규모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리형 BW의 공모 발행이 재개된 지 2년을 맞으면서 기업의 자금조달에 숨통을 트이게 했단 진단이다. 발행시점에 순수회사채와 신주인수권(주식콜옵션)이 분리돼 발행되는 분리형 BW는 주식관련사채 가운데 꽃이란 평가를 받는다.
 
1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식관련사채 발행 규모는 1조2200억원대 규모로 전기 대비 170% 넘게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000억원대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다.
 
특히 분리형 BW 공모 발행 증가세가 주목된다. 지난해 BW 발행규모는 총 4419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695.8%나 급증했다. 7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올해는 BW 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처음으로 부산주공이 50억원 규모의 공모형 BW를 발행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산 데 이어 최근 두산건설 BW(1500억원)와 동아쏘시오홀딩스 BW(1000억원) 발행이 1분기 전체 발행규모를 키웠다. 여기에 내달 두산중공업(5000억원)의 대규모 BW 발행을 앞두고 시장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013년 분리형 BW 발행 중단으로 전체 건수가 감소했던 BW 발행은 지난해부터 공모에 한해 분리형 BW 발행이 허용되면서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코스피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1950억원 규모의 BW가 발행됐다. 지난해 실적악화로 회사채 같은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웠던 코스닥시장에서는 무려 188.3% 증가한 3295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채권과 신주인수권을 각각 거래할 수 있는 분리형 BW는 회사채와 기업 주식을 따로 거래해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부 최대주주가 헐값에 지분을 인수한다는 비판에 2013년 9월 발행이 금지됐다가 지난 2015년 7월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다시 분리형 BW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발행한도를 늘리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BW 발행에 앞서 한도를 최대 13배 넘게 늘리는 것으로 롯데그룹 계열사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롯데쇼핑(023530) BW 한도를 15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렸다. 롯데케미칼(011170)은 전환사채(CB)와 BW 한도를 기존 3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롯데푸드(002270)는 BW 한도를 3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확대했다. CB와 BW 발행한도를 5000억원으로 제한했던 GS건설(006360)도 최근 이를 8000억원으로 증액했다. 엔씨소프트(036570)는 CB와 BW의 한도를 기존 1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확대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분리형 BW 공모 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 분리형 BW 발행이 자리매김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공모형에 한해 분리형 발행이 허용되면서 기업들의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발행이 이어지고 있어 메자닌 투자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는 물론 최근에는 신규투자자의 자금이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크게는 3배 이상 발행이 폭증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가 확대 추세는 계속되고 있는 데다 투자자들의 깊어진 고수익 갈증이 맞물린 점은 그 배경이 됐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지난해 덩치 큰 대기업들이 BBB급으로까지 내려오면서 얼어붙은 순수 회사채 시장을 통해서는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게 됐다”며 “이미 연초 발행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압도했고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전년 대비 3배 정도 발행규모가 늘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수요가 큰 메자닌 발행을 통해 기업은 턴어라운드의 기회를 잡고 동시에 채권자는 성과를 누리는 윈윈(Win-Win) 구조의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김 대표는 내다봤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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