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복간본 열풍에 이어 올해는 출판계에 연초부터 필사책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시들을 묶은 시집본 인기가 많죠. 그렇지만 바쁘고 정신 없는 환경에 놓인 우리는 정작 하루에 시 한 편 읽기도 힘듭니다.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시작해보려 합니다. 하루에 시 한 편씩 시들을 필사해보고자 합니다. 마음 한 켠에 남을 만한 시어들을 적고 따라 읽어보며 스스로 몰랐던 감정, 감각들을 깨워 보고자 합니다.)
그동안 야채 속 참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 모양이다.
시인의 말대로 달지 않았다면
꽃가게에서 마주칠 한 송이 꽃일 수도 있었을 것을.
야채는 그저 야채고
동물은 그저 동물이고
나는 나라고.
무언가를 끊없이
규정짓고 규정지으며 프레임에 갇혀왔다.
그건 꽃일수도, 사람일수도, 너일수도 있었는데.
이제는 구분의 오류에 빠지지 않기를
선입견과 편견에 치우치지 않기를
언어 속 벽을 허물고 대상의 근원을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