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복간본 열풍에 이어 올해는 출판계에 연초부터 필사책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시들을 묶은 시집본 인기가 많죠. 그렇지만 바쁘고 정신 없는 환경에 놓인 우리는 정작 하루에 시 한 편 읽기도 힘듭니다.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시작해보려 합니다. 하루에 시 한 편씩 시들을 필사해보고자 합니다. 마음 한 켠에 남을 만한 시어들을 적고 따라 읽어보며 스스로 몰랐던 감정, 감각들을 깨워 보고자 합니다.)
흔들흔들.
시인이 앉기 전에 누군가도
그 그네에 앉아 흔들렸을 것이다.
삶 속에서 마주친 수많은
절망과, 분노와, 슬픔 따위의 감정들을
그곳에 앉아 곱씹었을 것이다.
손 시커매 질 정도로
그네 위에서 놀던
철부지 시절엔
몰랐었네.
그네의 줄 속에
굴절과 저항을 견딘 인생의 흔적들이
서로 인사를 건네며 악수할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