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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LIVE 다이어리)③(뷰민라)사근사근했던 봄밤 무대, 랄라스윗

2017-05-24 15:31

조회수 : 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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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공연을 보며 적는 단상들입니다. 개인 서랍장에 집어넣어야 할 정도로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공연 본 순서도 뒤죽박죽이 될 것 같습니다. 그저 보고, 들은 느낌을 적는 단촐한 공연 일기 정도가 될 것입니다.)




올해 뷰민라의 서브무대들은 메인무대 만큼이나 알찼다. 그중에서도 가장 분위기 있던 무대는 러빙포레스트가든(88호수 수변무대). 호수를 배경으로 한 무대는 나무와 같은 자연 친화적인 소품으로 분위기를 더했다. 계단에 앉아 불어오는 호수바람을 느끼며 음악을 청취하는 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해가 뉘엿뉘엿 지던 무렵, 2인조 여성듀오 랄라스윗이 무대에 올랐다. 어쿠스틱 기타(세션)와 건반(박별), 김현아(보컬)의 목소리로 어우러진 이들의 곡은 대체로 아기자기하고 사근사근했다. 누군가의 감정 속에서 공감하고 치유하는 노랫말들은 듣는 이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오프닝 곡으로 ‘말하고 싶은 게 있어’와 ‘시간열차’를 들려준 후 관객들을 맞는 따스한 멘트를 건넸다.


“뷰민라 이렇게 함께 하게 돼서 너무 반갑고 즐겁고 신나는 마음입니다. 어제도 저희는 뷰민라 내에 프로그램 일정이 있어서 왔었어요. 근데 프로 끝나고 바로 폭우가 쏟아지더라고요. 어제 오신 분들은 굉장히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오늘은 그래도 다행히 하늘이 맑네요. 그쵸?”(박별)


“근데 호수 주변이라 굉장히 추우실 것 같아요. 저희도 지금 등에 철 지난 핫팩을 붙이고 나왔는데 이게 제가 떨려서 떨리는 건지, 추워서 떨리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람이 매섭네요. 얇게 입고 오신 분들 많은 것 같은데 오늘 지나고 집에 가시면 감기 걸릴 것 같아요. 따뜻한 물에 씻고 주무시라고 얘기하고 싶네요.”(김현아)


이어서는 조금은 무게감이 느껴지는 ‘오월’을 들려줬다. 눈부신 오월, 많은 이들의 축복 속 사랑으로 자라나는 한 사람의 생의 서사가 잔잔하게 울려퍼졌다. 많은 이들은 미소를 지으며 스마트폰의 조명을 켜 화답했다.


“이쯤에서 같이 하는 무대를 해보면 좋겠다 고민 많이 했어요. 저희가 페스티벌에서 커버곡을 부르는 것은 처음인데요. 무대를 열심히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희의 마음이 컸던 만큼 여러분도 굉장히 크게 따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관객들 웃음) 네 그러면 어떤 곡인지. 혹시 야이야 세바리리~바래. 이런 노래 아시나요? September라는 노래인데 다 같이 따라 부르.. 어? 몇몇 분들 아시네요! 올~~그럼 간단하게 연습 한번 해볼게요”(박별)


발랄한 멘트와 함께 갑자기 시작된 음악레슨 시간. 랄라스윗이 먼저 가사를 읊으면 모두가 따라해보는 식으로 진행됐다.


“저희도 몰라서 찾아봤는데요. 후렴구 가사가 바디야(Badeya) 더라고요. 그리고 say that you remember , dancing in september, never was a cloudy day 거든요? 한번에 외우시기 까다로우니까 박별씨가 불러주시는대로 부르기로 하죠”(김현아) (관객들 웃음)


“제가 선창하면 따라세요~! 바디야~하면 바디야이야이야~ (박별:바디야, 관객들:바디야 이야이야 ~). 역시 떼창의 민족답습니다”


김현아의 청량한 음색과 박별의 통통 튀는 건반 멜로디, 신나게 “바디야”를 외치는 관객들의 소리가 호숫가 주위를 감쌌다. 떼창이 끝난 후에는 무대 위의 뮤지션도 계단 위의 관객들 모두 박수로 서로의 노래에 화답했다.


이날 인터미션 땐 특별한 이벤트도 있었다. “뷰민라가 굉장히 친환경적인, 초록초록한 페스티벌이잖아요. 평소 플라스틱컵을 쓸 때 이걸 한 번만 써도 되나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화분으로 다시 재활용해봤어요. 로즈마리인데요. Earth라는 이름도 달고요. 이쁘지 않나요? 갖고 싶은 분? 드릴게요!” (삽시간에 “저요저요!”를 외치는 관객들, “물건 파는 사람 같다”고 부끄러워 하는 멤버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6월 쯤 예정된 앨범 발매와 단독공연을 귀여운 비유를 들어 소개했다.


“오늘 꽤 나쁘지 않지 않았습니까? (관객들: 좋았어요!!!) 그으쵸? (웃음) 여러분들을 고대로 떠다가 무대에 담고 싶어요. 실제론 그러지 못하니까 여러분들이 이케이케 해서 이케이케 오시면 될 것 같아요. 6월11일 일요일이고요. 시간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관객들 웃음)


“아마 6시일 것 같은데요. 타이틀이 원더랜드에요. 상상이 가득하고 신비로운 그런 무대가 될 것 같아요. 여러분께서 좋은 경험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어요. 기존 저희곡 말고도 공연 콘셉트에 맞게 디즈니 커버곡 준비하고 있으니까 많이 기대해주세요. 그럼 저희는 4월에 나온 신곡 ‘오늘의 날씨’ 마지막으로 띄워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너와 다툰 날이면 아무리 날씨가 맑아도 흐림, 너와 오붓할 땐 아무리 날씨가 흐려도 맑음”이란 가사가 톡톡 튀어 다니는 건반 멜로디에 입혀져 따스하게 수변 무대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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