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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퇴진행동 “1700만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행복했다”

196일만에 공식 해산…백서·영상물 기록사업 등 추진

2017-05-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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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국민과 함께 촛불시민혁명이란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만들어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그동안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196일 만에 공식 해산했다. 
 
퇴진행동은 2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해산선언 및 촛불대개혁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퇴진행동은 박근혜정권 퇴진이라는 소임과 역할을 다했기에 국민들께 해산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퇴진행동은 지난 6개월간 추위를 견뎌가며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어준 1700만 시민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퇴진행동은 “늦가을에 시작해 매서운 한파를 뚫고 새 봄이 올 때까지 촛불을 꺼트리지 않은 시민들이야 말로 위대한 촛불항쟁, 촛불혁명의 주인공”이라며 “퇴진행동은 1700만 촛불시민과 함께한 모든 날이 행복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마지막엔 모든 관계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국민여러분 감사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들은 퇴진행동의 해산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미완의 촛불시민혁명을 위해 새 정부에 철저한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주문하기도 했다. 퇴진행동은 “적폐 청산과 사회대개혁은 포기되거나 타협해서는 안 될 촛불의 명령이고 요구”라며 “사드배치와 동성애 문제, 적폐세력에 대한 처벌 등 아직 청산되지 않은 적폐를 해결할 수 있도록 ‘촛불혁명 시즌 2’를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촛불개혁과제로는 ▲재벌체제 개혁 ▲정치·선거제도 개혁 ▲좋은일자리·노동기본권 ▲위험사회 구조개혁 ▲외교안보정책 개혁 ▲언론개혁 등 ‘10대 분야 100대 과제 촛불개혁과제'를 제시했다. 
 
퇴진행동은 성공적인 촛불시민혁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들이 끝까지 함께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권태선 퇴진행동 공동대표는 “촛불혁명 시즌 2는 일부 시민운동 단체만으로 할 수 없다”며 “촛불혁명 과정에서 깨어난 시민들이 민주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스스로 자각하고 함께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9일 출범한 퇴진행동에는 4·16연대를 비롯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백남기투쟁본부 등 전국에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했다. 이후에도 참여 단체들이 늘어나 약 2300여개 단체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위해 힘을 모았다. 퇴진행동은 지난해 10월29일 1차 집회를 시작으로 총 23차례의 촛불집회를 주최했다. 이 과정에서 별다른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아 ‘비폭력 평화집회’라는 광장 민주주의를 실현했다. 
 
이번 촛불시민혁명 과정에서 퇴진행동은 마치 지난 1987년 6월항쟁의 주역이기도 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국본)’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정작 김진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현재도 진행 중인 촛불시민혁명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실장은 “촛불시민혁명은 평화로웠고, 자유로웠다. 그리고 그들의 힘으로 권력을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퇴진행동은 재정결산을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퇴진행동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많은 시민들은 퇴진행동 후원에 동참하기도 했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후원과 모금 등으로 모인 총수입은 39억8300여만원으로 이 중 32억여원을 지출했다. 잔액 7억7500여만원은 백서사업과 미디어 기록 사업, 촛불 1년 문화제, 적폐청산 6대 당면현안 투쟁지원, 학술연구사업비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끝으로 퇴진행동 집행부 40여명은 기자회견을 낭독한 뒤 다 함께 촛불집회 주제곡 중 하나인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합창했다.
 
퇴진행동은 앞으로 별도의 기록·기념위원회를 통해 미래세대에게 건네줄 촛불시민혁명의 역사를 백서와 영상 등으로 기록할 예정이다. 백서는 오는 11월을 전후에 열리는 촛불집회 1주년 기념 문화제에서 공개된다. 아울러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광화문광장에 촛불과 관련한 동판 또는 조형물 설치하고, 집시법 개정 등을 추진한다.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해산선언 및 촛불대개혁 호소’ 기자회견에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공동대표와 관계자들이 만세를 외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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