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권익도

(LIVE 다이어리)③(뷰민라)'봄날의 여행' 같던 피날레 공연, 페퍼톤스

2017-05-24 18:18

조회수 : 860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라이브 공연을 보며 적는 단상들입니다. 개인 서랍장에 집어넣어야 할 정도로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공연 본 순서도 뒤죽박죽이 될 것 같습니다. 그저 보고, 들은 느낌을 적는 단촐한 공연 일기 정도가 될 것입니다.)




“뷰민라, 페퍼톤즈 무대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매해 드리는 말씀인데 저희가 ‘날씨 부적’ 밴드다, 이런 명성을 얻고 있어요. 근데 이번에는 비가 온다 길래 그런 허울이 깨지겠구나. 우린 정말 운이 좋은 애들이지 신끼(神氣)가 있는 애들이 아니었구나 잠깐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훗. 정말 오래간만에 어렸을 때 봤던 서울 하늘이 펼쳐졌어요. 우린 날씨부적입니다.” (이장원)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카이스트 출신의 천재 뮤지션 듀오 페퍼톤스. 뷰민라의 헤드라이너로 선 그들은 ‘러브앤피스’, ‘뉴 히피 제너레이션’을 연달아 부른 후 다른 뮤지션들처럼 첫 멘트를 날씨 얘기로 시작했다. 맑은 날씨가 자신들의 공로(?)라며 장난스럽게 우쭐해 하는 그들의 모습은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작년에는 저희가 수변무대에서 헤드라이너를 했거든요. 올해는 브로콜리너마저와 자리를 바꿔서 하게 됐어요. 무대 올라오기 전에 서로 방해되니까 작게 해달라고 했거든요.(웃음) 수변에서 하면 더 잘 어울렸을까요? 저희 곡 ‘비키니’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신재평은 맑은 목소리로 노래했고 신나는 전자음과 어쿠스틱 기타 소리는 관객들의 몸을 뒤흔들게 했다. 중간중간 진지하게 트럼펫과 트럼본, 피아노를 연주하던 세션들은 갑작스럽게 깜찍한 율동을 선보여 공연장 가득히 웃음꽃이 피어나게 했다.


“어떻게 페퍼톤스와 함께 뷰민라 즐거운 마무리 되고 계신가요? 매년 하다보니까 저희의 고민은 어떤 새로운 곡을 들려드릴까 고민입니다. 올해는 앨범을 내려고 (관객들: 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작년과 똑같은 셋리스트 들려드리면 식상할 것 같아서 새로운 노래도 몇 개 준비했습니다. 그러면 저희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관객들 웃음)”(신재평)


‘비키니’에 이어 ‘몰라요’와 ‘Fast’, 영화 족구왕의 OST ‘청춘’, ‘Chance!’, ‘노래는 불빛처럼 달린다’, ‘Superfantastic’, ‘캠프파이어’, ‘행운을 빌어요’, ‘겨울의 사업가’까지. 관객들은 몸을 좌우로 흔드는 춤을 선보이며 마치 잠시 여행지 어디쯤에 머무는 표정으로 공연 내내 미소를 띄었다.


공연 중간 중간에는 베이스를 치는 이장원의 개그가 계속됐다.

 

“제가 졸지 말아야 할 곳은 강의실뿐만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이번 제 헤어스타일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서서히 커지는 관객들 웃음소리)


실제로 이날 그는 자신의 머리가 깍두기를 연상케 하는 교포식 머리라고 소개했다.


“제가 사실은 오늘 못오겠다. 생각도 했거든요. 머리가... (관객들: 괜찮아요!!!) 아니에요. 그렇게 위로해 줄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 자꾸 머리를 이렇게 하니까 교포 스타일의 발음이 나오고 있어요. 편의점 같은데 가서 저도 모르게 ‘아즈머니 월마에요? 워 김치쮜개 먹고 슆다.’는 식으로 말이 조금 이상하게 나와요. 어쨌든 위로 감사합니다. 자신은 없어졌네요.”(이장원)


“저는 이 친구가 옆에 있어서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제 마무리 할 시간인데 어떡하죠? 민원이 들어오기 전에 들려드리고 싶은 노래가 많이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즐겨주시길 바랍니다.”(신재평)


“눼 신나눈 노래둘 마뉘마뉘 있으니카요. 즐겨주세요!!!!”(박장대소)


관객들의 웃음 소리와 세션들에 대한 소개, 그리고 마지막 앵콜 곡 ‘검은 우주’, ‘Thank you’를 불렀다. “밥도 아쉬운 만큼 먹듯, 페퍼톤스 음악도 아쉬운 만큼 들어야 다음에 즐겁게 들을 수 있다”는 마무리 멘트를 전하며. 그들은 민원이 들어오기 전에 공연의 피날레를 깔끔하고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 권익도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