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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서울 중림동 손기정&남승룡 프로젝트

손기정체육공원 마라톤 성지로 재탄생

2017-05-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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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서울 중구 중림동이 '손기정&남승룡 프로젝트'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중림동 일대 50만㎡를 오는 2019년까지 178억원을 투입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손기정체육공원의 취지와 정체성을 되살려 마라톤 이야기가 있는 문화 도심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축구장, 독서실 등으로 쓰이던 손기정체육공원은 마라톤 특화 공원으로 재조성된다. 이 공원은 한국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수를 기념하는 공간이지만 축구장이 전체 면적의 50%를 차지하고, 러닝 트랙이 없는 등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 했다. 이름이 무색하게 손기정 선수 관련 콘텐츠는 3% 남짓이다.
 
시는 손기정의 미래 가치를 재조명할 계획이다. 18~28세의 청년이 메시지 타깃층으로 열정적이었던 손기정의 청년 모습 이미지를 캐릭터로 만든다. 일제강점기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를 달고 뛸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아픔을 성찰하는 것을 넘어 ‘최초의 국제적 셀러브리티’(유명인사)라는 미래지향적 가치관을 발견했다.
 
나아가 손기정과 조력·동반자로 선수 생활을 함께했음에도 대중에게 잊힌 존재로 남은 남승룡 선수의 가치를 발굴했다. 남승룡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당시 손기정과 함께 출전해 동메달을 수상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인물이다. 시는 남승룡을 손기정에게 가린 비운의 2인자가 아닌 ‘선의의 경쟁자’, ‘훌륭한 조력자’로 재조명했다. 손기정 공원을 이야기와 역사가 있는 마라톤의 성지이자 러너(runner)들을 위한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는 손기정 선수가 생전 직접 검수한 유일한 동상인 두상을 실내 전시로 기획해 손기정기념관을 상징적 공간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이 두상은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인 올림피아 슈타디온을 따온 타원 공간 중심에 배치된다. 두상은 1988년 박재수 작가와 정광모 성신여대 명예교수가 만들었다. 좌대 1.2m를 포함해 총 높이는 2.7m다.
 
‘서울로 7017’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담당한 오준식 총괄 디자이너가 9명의 청년 크리에이터와 기획부터 실행까지 맡았다. 오 대표는 “디자이너는 원래 있던 가치를 찾고 긍정의 힘을 불어넣는 구실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림동을) 들여다보니 기존에 있던 손기정 체육공원을 발견했다. 손기정 선수 주변에는 수많은 조력자와 공동의 힘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는 또 한국 최초의 양식 성당인 약현성당, 최초 수제화거리인 염천교 제화거리, 조선 후기 천주교 순교의 역사를 담은 장소로 새롭게 단장 중인 서소문역사공원 등과 서울로 7017을 중림동 역사문화탐방로(1.5km)로 조성할 계획이다.
 
손기정 선수의 열정적인 청년 시절 모습을 담아 캐릭터로 만든 모습. 사진/서울시
 
사진/서울시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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