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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하루의詩)'동사무소에 가자'

2017-05-26 11:08

조회수 :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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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복간본 열풍에 이어 올해는 출판계에 연초부터 필사책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시들을 묶은 시집본 인기가 많죠. 그렇지만 바쁘고 정신 없는 환경에 놓인 우리는 정작 하루에 시 한 편 읽기도 힘듭니다.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시작해보려 합니다. 하루에 시 한 편씩 시들을 필사해보고자 합니다. 마음 한 켠에 남을 만한 시어들을 적고 따라 읽어보며 스스로 몰랐던 감정, 감각들을 깨워 보고자 합니다.)






우린 때로 텍스트 하나로


자신의 존재를 설명하고 증명해주는


공간을 필요로 합니다


 


동사무소는 우리의 가까이서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하는 곳 중 하나죠


 


우리의 얼굴을,


우리의 주민번호를,


우리의 배우자를,


우리의 거주지를,


끝없이 업데이트하며 담고 있습니다


하물며 출생과 죽음에 대한 기록까지도


 


그러나


우리의 목소리와 키,


이사, 졸업, 이혼, 철학과 가치관까지


변화하는 우리의 모습들을


온전히 표현해주지는 않기에,


정돈된 형태의 텍스트들은


온전한 우리의 ‘존재’가 되지는 못하는듯합니다


 


인간을 간결하게 표현하는 동사무소


하지만


그다지 간결하지 않은 우리네 삶


시인의 시에서 그런 묘한 역설이 느껴집니다




분주한 서울 종로구 이화동주민센터 다목적실에서 동사무소 직원들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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