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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yong@etomato.com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1층으로 이동하는 기자실

2017-05-30 18:55

조회수 : 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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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을 출입하고 있는데요, 은행들 기자실이 점점 1층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원래 기자실은 옥상 흡연구역과 가까운 맨 꼭대기층이나 홍보실이 있는 중간층에 있었는데, 이제는 상당수가 1층 별도 사무실이나 별관으로 이동했네요. 임원이나 부서장실에 마음대로 찾아가서 '뻗치기' 했다는 얘기도 점점 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얘기가 되고 있어요. 보안카드가 없으면 건물 자체에 들어갈 수 없으니까요. 
 
회사들도 겉으로 얘기는 하지 않지만, 기자들의 뻗치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기자실을 옮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ㅎ은행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엮이면서 기자들이 임원실 뻗치기를 해대는 통에 곤욕을 치뤘지요. 사태가 마무리되고 본점 중간층에 있던 기자실을 바로 1층으로 옮기더군요.
 
기자실이라는 공간을 제공하는 자체가 기자만을 위한 혜택인 것도 맞겠죠. CEO나 임원이 발표를 하기 위해서 기자실을 찾아오는 일은 평소에도 거의 없으니까요. 어느 책에서 봤는데, 기자실 위주로 돌아가는 우리나라 언론 시스템이 일본을 따라 한 것이라 하더군요. 미국이나 유럽의 신문사 에디터(기자)들은 따로 기자실이 없다죠. 정부부처의 브리핑실은 있겠지만.
 
기자실이 없는 출입처도 분명 있을 것이라 봅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보면 기사 작성을 하는 연예부 기자들이 종종 보입니다. 그래서 '1층으로 왜 옮겼어'라고 불평을 하는 것도 상당히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평하는 것 자체가 어느새 기자실을 당연한 혜택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가슴이 철렁하네요. 장기적으로는 기자실이 아예 사라졌으면 합니다. (취재비는 더 늘어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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