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형석

(현장에서)예고된 호텔업계의 불황 막을 수 있었다

2017-06-02 08:00

조회수 : 4,376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객실 점유율이 10%에도 못미치는 호텔이 여럿 있다.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지 두렵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자에게 이렇게 토로했다.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위기가 잠잠해지고 있는 현재도 여전히 호텔업계는 공실이 넘쳐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간 화해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여전히 유커(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을 외면하고 있다. 유커는 단오절 연휴(5월28일~30일)에도 한국을 외면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에 따르면 유커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러시아,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순으로 방문했다. 지난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꼽혔던 한국은 순위 안에 들지 못했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를 분석해도 지난달 우리나라를 방문한 유커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호텔업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관련된 유동화 펀드도 인기가 시들하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 3월부터 판매한 공모펀드인 '신한BNP 나인트리 부동산투자신탁'의 경우 당초 목표액인 465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제이알투자운용은 이달에 상장할 예정이던 '제이알제22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일정을 하반기로 미뤘다. 이 펀드는 서울 명동 소재 스카이파크호텔 2곳에 투자하는 상품이지만 투자자 확보가 어려워지자 상장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호텔업계의 불황은 이미 예고된 재앙이었다는 점이다. 2012년 이명박 정부는 반주거지역의 호텔시설 용적률을 150~250%에서 200~400%로, 상업지역의 경우 600~1000%에서 900~150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심의·의결했다. 이 시행령은 2000년대 후반 유커의 급증으로 서울 시내의 숙박시설이 크게 부족하다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제안이 이유였다.
 
이명박 정부 역시 2012년 이후 매년 11%가량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예측대로라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이 2000만명을 넘어서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500명 수준이다. 이중에서도 절반가량인 700만명이 유커에 편중됐다.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증가해왔지만 그만큼 유커에 대한 의존비율이 높아지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호텔업에 대한 규제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더 부추겼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 호텔업 진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형석 프라임부 기자
  • 김형석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