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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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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봉투 만찬' 이영렬·안태근 '면직'…나머지 '경고'(종합)

법무부, 이영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대검에 수사의뢰

2017-06-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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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감찰 결과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부산고검 차장검사)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현 대구고검 차장검사) 등이 7일 '면직'으로 징계가 청구됐고, 이 전 지검장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수사가 의뢰됐다.
 
법무부·대검찰청 합동감찰반은 이날 오후 3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감찰 결과를 발표했다. 감찰반에 따르면 이 전 지검장은 지난 4월21일 있었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 만찬 회식에 참석한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게 각각 10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격려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1인당 9만5000원의 식사를 제공하는 등 각각 총 109만5000원의 금품 등을 제공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
 
이 전 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이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등 특수활동을 실제 수행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두 사람에게 특수활동비로 격려금을 지급해 예산 집행지침을 위반했고, 안태근 전 검찰국장에게도 사교·의례 목적으로 제공하는 음식물 제한 가액인 3만원을 넘는 9만5000원의 음식물을 제공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찰반은 이 전 지검장이 만찬 회식 자리에서 금품 등을 제공해 인사·형사 사건 감독 등 검찰 사무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초래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검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고, 면전에서 이뤄지는 부하직원들의 부적절한 금품 수수를 제지하지 않고 방관해 지휘·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감찰반은 모임 경위와 성격, 제공된 금액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전 지검장이 지급한 격려금을 뇌물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불법영득 의사를 가지고 횡령한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안 전 국장에 대해서는 대상자 본인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이의 통화내역 관련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특수본의 관련 수사가 종결된 지 나흘 만에 저녁 술자리를 가지고, 특수본 간부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부장검사 5명에게 금품을 지급해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심히 훼손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검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지적했다.
 
감찰반은 안 전 국장의 금품 제공을 우병우 수사팀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고, 특수활동비를 수사비로 지급한 것은 사용 용도를 벗어나지 않으므로 횡령죄나 예산 집행지침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안 전 국장이 특수활동비의 용도 범위 내에서 지급한 수사비는 청탁금지법상 '상급 공직자 등'이 주는 금품이거나 공공기관인 법무부가 법무부 소속인 검찰 공무원에게 주는 금품에 해당되므로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부장검사 5명,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금품을 수수하는 등 직무수행의 공정성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처신을 해 검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지적했다. 이중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은 만찬 당일 이 전 지검장에게 반환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서울중앙지검 부장에게 격려금 봉투를 건네줬지만,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지 않아 청탁금지법상 신고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찰반은 이날 오전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이같은 감찰 조사 결과를 보고했고, 대상자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논의한 끝에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에 대해 더는 검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각각 '면직' 청구가 타당하다고 권고했다. 특히 이 전 지검장의 격려금과 음식물 제공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서 처벌 대상이 된다고 판단해 그 부분에 대한 수사의뢰를 권고했다. 나머지 만찬 참석자에 대해서는 비위 혐의가 인정되지만, 상급자의 제의에 따라 수동적으로 참석한 점 등을 고려해 각각 '경고' 조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권고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권고 내용을 반영해 봉욱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이날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에 대해 각각 면직 의견으로 법무부에 징계를 청구했고,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부장검사 5명에 대해 경고 조치했다. 이금로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이 전 지검장에 대해 대검에 수사의뢰,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 대해 경고 조치했으며, 안 전 국장 등에 대한 관련 고발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이므로 감찰기록을 넘기기로 했다.
 
이날 이 전 지검장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면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투기자본감시센터(공동대표 오세택·김영준·윤영대)는 지난달 22일 만찬 참석자 10명을 뇌물·횡령·위계공무집행방해·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수사하고 있다. 대검은 지난달 22일 언론보도를 근거로 개인이 낸 고발장을 접수해 서울중앙지검으로 보냈고, 애초 수사를 조사1부(부장 이진동)에 배당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외사부(부장 강지식)에 재배당했다.
 
장인종 감찰반 총괄팀장은 "이번 법무·검찰 고위 간부의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 여러분께 크나큰 충격과 깊은 실망을 드리게 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앞으로 법무·검찰은 국민 여러분의 비판과 질책을 겸허한 마음으로 무겁게 받들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법무·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체계에 대해서도 투명성을 확보하고 엄격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감찰반 조사 결과 이 만찬은 4월20일 오전 이 전 지검장이 안 전 국장에게 특수본이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면서 시간이 되는 검찰국 과장들과 함께 참석할 것을 제의하고, 안 전 국장이 이를 수락해 이뤄졌다. 안 전 국장은 4월21일 오후 6시40분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서울중앙지검 특수본의 차장검사와 부장검사에게 100만원 또는 7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수사비 명목으로 지급했고, 이 전 지검장도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게 각각 10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격려금 등 명목으로 지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참석자 10명의 식대 합계 95만원은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전 지검장의 수행기사가 서울중앙지검의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은 만찬 직후 식당 앞에서 서울중앙지검 부장 중 한 명에게 봉투를 건네주며 이 전 지검장에게 반환해 달라고 부탁했고, 그 부장은 같은 달 24일 출근 후 이 전 지검장에게 이를 반환했다.
 
당시 주고받은 금액의 출처는 모두 특수활동비로 확인됐다. 이 전 지검장이 사용한 특수활동비는 매월 대검으로부터 받는 예산으로, 특수수사 부서 검사실과 각 부·과 수사활동비, 수시 수사지원비 등에 집행하고 있다. 안 전 국장이 사용한 특수활동비는 검찰 활동에 편성된 특수활동비 예산으로, 기획재정부에서 법무부에 배정한 검찰 활동 관련 특수활동비는 전액 대검으로 재배정됐다가 그중 일부 금액이 법무부에 배분돼 법무부 장관과 검찰국에서 집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이 사건에 대한 감찰을 진행하도록 법무부와 검찰청에 지시했다.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본부는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을 총괄팀장으로 하는 총 22명 규모의 감찰반을 구성한 후 그달 18일 감찰에 착수했다. 감찰반은 참석자 전원에게 경위서를 받은 후 현장조사, 감찰 대상자 전원에 대한 소환조사, 통화내역 분석, 특수활동비 계좌와 이 전 지검장·안 전 국장 본인과 가족 계좌 입출금명세 확인, 예산담당자·수행기사·부속실 직원 등 23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 등 감찰을 진행했다.
 
장인종 합동감찰반 총괄팀장(법무부 감찰관)이 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돈봉투 만찬 사건 관련 감찰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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