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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광화문광장을 지날 때마다

2017-06-11 09:32

조회수 : 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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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주목받는 장소 중 한 곳은, 단연 서울 광화문광장입니다.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말해왔던 것에 맞춰 광장이 새단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솔솔 나옵니다. 아예 광화문광장 전체 차량출입을 막고 보행자 중심으로 체계를 바꿀 것이라는 계획도 언급되는 중입니다. 문 대통령 임기 내 뭔가 변화가 있을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광화문광장 하면 교보생명 빌딩 앞에 내걸린 광화문 글판이 먼저 떠오릅니다. 3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글귀로 광장을 오가는 사람을 마주하죠. 어쩌면 위압적으로도 보일 수 있을 교보생명 빌딩에 친근감을 불어넣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2017년 6월 현재 걸려있는 광화문글판. 사진/뉴스토마토

글판 내용을 정하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들은 바에 따르면, 교보생명 측은 세 달에 한 번 15명 내외가 참석하는 광화문글판선정위원회를 엽니다. 교보생명 직원 뿐만 아니라 문인과 현직 기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입니다. 각자 골라온 글판 내용과 의미를 하나씩 설명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됩니다. 그렇게 계절마다 내걸린 글귀들은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 여름에 걸렸던 글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014년 여름 광화문글판. 사진/뉴스토마토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세월호의 상흔이 아직까지 대한민국을 할퀴고 있던 때, 가슴 한켠이 짠해지며 눈물도 났더랬습니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 현실화된다면 광화문광장은 지금보다 더 여유로운 곳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다소간의 변화들이 있겠지만, 광화문 글판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 자리에 있어주기를 바랍니다.
 
2015년 여름 광화문글판.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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