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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고용서 노동으로'…색채 분명해진 고용부

조대엽, ‘노동권 신장’ 역설 …문 대통령 국정철학 잘 알아

2017-06-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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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을 지명한 것은 전 정권에서 고용으로 기울었던 일자리 정책의 무게중심을 노동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기에 고용부 관료 출신이자 노사관계·인사관리 전문가인 이성기 차관의 가세로 새 정부에서 고용부의 지향점이 보다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조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부소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는 더불어민주당 내 싱크탱크인 ‘민주정책통합포럼’에서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같은 맥락에서 조 후보자의 최대 강점은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공감도다. 이 때문에 지난달까지는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경제보좌관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노동 문제에 대한 조 후보자의 인식은 문 대통령과 방향을 같이한다. 언론 기고문 등을 통해 ‘쉬운 해고’로 대표되는 박근혜표 노동계혁에 대해 공공연히 반대 입장을 밝혀왔고, 토론회 등 공식석상에서는 ‘노동권 신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난달 29일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전국사회보장기관노동조합연대가 주최한 연구과제 발표회에서도 그는 “인간 존재의 가치를 실현하는 가장 근본적 활동방식은 노동이고, 노동은 일자리를 통해 실현된다”며 “이제 우리는 노동을 가장 높은 공공적 가치로 정상화해야하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가 고용부 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제로화’ 등 문 대통령의 공약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반적인 일자리 정책 패러다임이 격차 해소, 일자리 질 향상, 삶의 질 제고 등 ‘친(親)노동’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성장 부소장 시절 “민주화 이후에는 기업이 돈 버는 시대였다. 이제 남은 것이 국민의 실질적 삶인데 가게의 삶, 국민의 호주머니를 튼튼하게 해줘서 내수가 살고, 그것이 성장 동력으로 작동하면 그것이 복지적 성장”이라는 발언은 조 후보자의 정책적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
 
장관 인선이 노동시장의 ‘현재’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면, 차관 인선은 노동시장의 ‘미래’에 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용부 관료 시절 노사관계 전문가였던 이 신임 차관은 공직에서 물러난 후 새로운 전공(IT정책경영 박사)을 살려 한국산업인력공단 능력개발이사, 한국기술교육대 특임교수를 지냈다. 23년간 고용부, 5년간 인력양성기관에 몸담았던 이 차관을 다시 불러들인 것은 4차 산업혁명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적합한 인사로 평가받는다. 고용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정책을 집행하면서 축적된 전문성도 있을 것이고, 현장에서 느낀 아이디어도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12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했다. 앞서 청와대는 고용부 장관 인선을 발표하면서 조 후보자의 ‘음주운전’ 이력도 함께 공개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이 ‘인사원칙 파기’라고 반발하고 있어 청문회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1일 오후 춘추관에서 장관급 인사에 대한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안경환 법무부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김은경 환경부장관, 조대엽 고용노동부장관을 내정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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